그림·보석보다 돈 된다…'한 병에 22억' 요즘 뜨는 투자 상품 [김동욱의 하이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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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매시장에서 몸값 급등한 '위스키'

특히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희귀 고급 위스키 수요가 늘면서 일부 갑부의 SNS에는 "지금 내 손에는 페라리 4대가 들려있어. 1926년산 희귀 맥캘란이…"라는 문구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글로벌 주류 시장에서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미국과 아일랜드, 일본, 대만의 수집가들이 고가에도 불구하고 희귀 위스키에 선뜻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는 설명입니다
1970년대부터 주요 주류를 경매 대상에 올린 소더비의 Sotheby's Wine & Spirits 부서에서도 주력은 와인이었고 위스키가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2017년 홍콩 경매에서 중국 바이주인 마오타이와 희귀 스카치위스키 거래가 늘면서 비중이 6%까지 높아졌다고 합니다. 이후 본격적으로 위스키 경매를 확대해나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1960~1970년대 스코틀랜드에서 위스키 경매를 산발적으로 진행했던 크리스티 역시 위스키 시장을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위스키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예전에 500달러에 산 위스키가 1만달러가 된 것을 알게 된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위스키 시장으로 달려들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 싼값에 사들였던 위스키가 돈이 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품목들이 투자 대상으로 목록에 오르면서 깜짝 놀랄 가격을 선보이는 일이 낯설지 않아 졌습니다. 그리고 예전에도 위스키 수집가가 없지 않았겠지만, 오늘날의 위스키 투자자와는 특성이 다를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즐기기 위한 대상으로서 위스키가 아닌, 투자 대상으로서 위스키는 더는 같은 술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