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와 폭스바겐 BMW 포드자동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붓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폭발 위험이 적고,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어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여겨진다.

WSJ에 따르면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를 차제 개발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이 올라간 전기차 콘셉트카를 공개하기도 했다. 마에다 마사히코 도요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해부터 전고체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을 활용해 다양한 시험을 거쳤다"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다만 "짧은 수명 등 여러 문제점을 보완하려면 재료 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상용화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은 자체 개발보다는 전고체 배터리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전략을 택했다. 컨설팅회사 앨릭스파트너스에 따르면 주요 배터리 스타트업들이 현재까지 외부에서 받은 투자금은 20억달러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절반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폭스바겐 등이 투자한 스타트업 '퀀텀스케이프'가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퀀텀스케이프는 15분 이내에 80%를 충전하는 전고체 배터리 시험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폭스바겐은 지난 3월 퀀텀스케이프에 1억달러를 추가 투자해 전체 투자 규모를 3억달러로 늘렸다. 여러 기업을 주목을 받은 덕분에 퀀텀스케이프의 기업가치는 약 105억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포드와 BMW는 배터리 스타트업 솔리드파워와 함께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개발중이다. 두 회사는 지난 5월 솔리드파워에 1억30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솔리드파워는 내년에 전고체 배터리를 시범 생산하기 위한 생산 라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존 로어 앨릭스파트너스 자동차 부문 전무는 "전고체 배터리의 대량 생산이 이뤄지기까지는 10년 넘게 걸릴 수 있다"면서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 경쟁에서 뒤처지길 바라는 기업은 아무도 없기 때문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