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개 한정 판매…저녁 6시30분경 재료 소진
조리대 직원만 7명…대기줄 관리하는 직원도
뒷다릿살로 만들어져 '연돈 돈가스'와는 다른 메뉴
다만 '연돈'이라는 상호명 때문에 제주도에 있는 연돈 돈가스와 동일한 메뉴를 판다고 착각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연돈볼카츠는 기존 등심 부위를 요리한 돈가스가 아니라 돼지 뒷다리살 부위로 만든 공(볼) 모양 미니 돈가스를 메뉴로 선보였다.
이날 연돈볼카츠 강남CGV점에는 오픈 시간인 오전 11시30분 전부터 방문객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 기자가 도착한 11시10분경에는 15명가량 대기인이 있었고 본격 영업이 시작되자 줄이 두 배로 길어졌다. 판매 수량을 제한해 여럿이 무리지어 방문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기자는 오전 11시45분이 돼서 입장할 수 있었다. 주문은 무인계산대에서 하도록 돼 있다. 포장전문점인 덕에 음식은 주문한 뒤 1~2분 만에 바로 나왔다. 판매하는 메뉴는 연돈볼카츠 단일 메뉴로 단품 3000원에 판매한다. 매장 내부에는 테이블이 하나도 없었지만 방문객이 몰리는 것을 고려해 직원 9명이 있었다. 7명은 조리대에서 일하고 한 명은 홀에서 손님 주문과 음식 수령을 안내했다. 또 다른 한 명은 대기줄을 관리했다.
이날 매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주로 2030 대학생과 직장인이었다. 인근 영어학원에 다닌다는 취업준비생 조모씨는 "방송이나 뉴스에서 많이 들어본 유명한 가게라 꼭 오고 싶었다. 날씨가 안 좋아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줄이 길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회사에서 근무한다는 방모씨(35)는 직장 동료 2명과 함께 방문해 "팀원 10명이 함께 먹어야 하는데 구매수량 제한이 있어 세 명이 함께 주문하러 왔다"고 말했다. 현재 연돈볼카츠 강남CGV점은 1인당 구매 수량을 10개씩으로 제한하고 있다. 정오가 지나며 점심시간이 되자 긴 줄을 보고 그냥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 직장인은 "일찍 나온다고 나왔는데도 줄이 너무 길다. 줄 섰다가는 점심시간이 다 갈 것 같아서 오늘 먹지는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연돈볼카츠 강남CGV점은 지난 27일 공식 오픈 이후 볼카츠를 하루 1500개 한정 판매하고 있다. 재료가 소진되면 영업을 마감한다. 첫날에는 오후 6시30분쯤 재료가 동나 일찍 문을 닫았다.
연돈볼카츠 메뉴가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온 '연돈 돈가스'와 다르다는 점을 모르는 방문객들도 꽤 많았다. 이날 가게를 방문한 황치우씨(28)는 "돈가스를 먹으러 왔는데 고로케 같은 음식만 팔고 있어서 당황했다. 연돈이라고 하길래 같은 곳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연돈볼카츠가 판매하는 '볼카츠'는 돼지 뒷다릿살로 만든 메뉴로, 한돈 비선호 부위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 연돈 김응서 사장과 더본코리아가 함께 개발한 메뉴다. 연돈에서 판매하는 돈가스는 등심을 사용하는 다른 메뉴여서 당황할 수도 있다.
'연돈'이라는 이름을 사용해 연돈볼카츠를 프랜차이즈화하기 위해 더본코리아는 연돈에 로열티를 지불했다. 2018년 말 방송에 소개된 연돈은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포방터에서 가게를 운영하다 2019년 제주도의 더본 호텔 인근으로 가게를 이전했다. '제주 맛집'으로 자리매김한 연돈은 선착순 입장 방식으로 가게를 운영했는데 매장 앞에서 밤샘 대기하는 사람이 늘고 암표 거래까지 생기자 온라인 예약제로 변경하기도 했다. 현재도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연돈' 예약권은 2만~3만원 선에 거래되곤 한다.
더본코리아는 지난달 3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연돈볼카츠를 가맹브랜드로 정보공개서를 등록했다. 이에 따르면 연돈볼카츠의 가맹 예치금은 830만원이며 가입비와 교육비가 포함된 가맹비는 330만원, 기준 점포 면적 33㎡(약 10평) 기준 인테리어 비용은 2200만원 등으로 책정됐다. 가맹 계약 기간은 최초 2년, 연장시 1년이다.
연돈 메뉴를 제주도까지 가지 않고서도 맛볼 수 있어 반기는 목소리도 있는 반면, '골목식당' 방송에서 백 대표가 연돈을 프랜차이즈화할 계획이 없다고 언급했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비판 의견도 나온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