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무능력한 아빠 '쌍문동 성기훈'의 면접교섭권
넷플릭스의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사채, 폭력, 이혼 등 우리가 살아가며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사건과 상황들로 구성돼 있어 한국 사회의 단면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징어 게임' 속 사건에는 어떤 법률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이인철 변호사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Q : 남자주인공 기훈(이정재 분)이 이혼한 전처 집을 찾아가는 것이 괜찮은 것인가요? 양육비 지급 의무는 있나요? 그리고 재혼한 남편이 기훈에게 돈을 주면서 찾아오지 말라고 얘기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면 면접교섭권 박탈이 가능한가요?
A : 드라마에서 기훈은 어머니 수술비 때문에 돈이 굉장히 필요한 상황이 됩니다. 백방으로 구해봤지만, 돈을 못 구하거든요. 그 상황에서 이혼한 전처를 찾아갔어요. 얼마나 돈이 급하면 전처까지 찾아갔겠습니까? 자존심 다 구겨가면서 그래서 전처의 집을 찾아갔는데 이혼한 부부 남남이기 때문에 설령 같이 살던 집이라 하더라도 그 집에 마음대로 들어갈 수가 없는 거예요. 물론 전처의 동의를 받고 들어갔다 하지만 남편도 없는 집에 이혼한 남녀가 같이 있는 거 자체가 오해를 살만한 행동이 되고 실제로 재혼하였으면 전처와 전남편은 계속 만나거나 그래서 현재 남편이나 부인이 위자료 청구하는 예도 있거든요. 이혼한 부부가 부득이한 상황으로 만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자녀 문제 등으로 만날 때도 가급적이면 밖에서 만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훈에게는 딸이 있기 때문에 그가 양육비는 당연히 지급해야 합니다.

아무리 생활이 궁핍하고 특정한 수입이 없다고 해도 우리 법에서는 최소 금액 50만 원은 지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기훈 또한 딸에 대한 양육비도 지급해야 할 것이고요. 극 중 속에서 현재 남편은 기훈이 아내를 찾아오는 게 기분이 나빴던 거 같습니다. 그런데 예를 들어 현 남편이 돈을 주면서 다시는 기훈에게 아이를 찾아오지 말라고 계약을 했다면, 이른바 면접교섭권을 박탈했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자녀에 대해서 이렇게 약속까지 했으면 그게 유효할까요?

이 상황은 매우 애매해집니다. 왜냐하면 이게 불법이라고 볼 수가 있나 고민해 봐야 하기 때문이죠. 면접교섭권 박탈하는 거 자체가 불법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면접교섭권도 제한하거나 박탈할 수가 있습니다. 이혼한 부모가 자꾸 찾아오는 게 아이한테 정서적으로 좋지 않거나 예를 들어서 주인공이 범죄자일 경우, 또는 아이한테 몹쓸 짓을 한다면 '앞으로 아이를 만나지 마라'고 해도 불법이라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아이를 위한 거니까요. 하지만 정당한 이유 없이 친부가 아이를 만나는 게 아이 정서에 좋은데 단지 그냥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현재 남편이 돈을 주면서 회유하면서 '당신 찾아오지 마'라고 한다면 이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 복리에 좋은지 안 좋은지에 따라 그 계약이 유효한지 무효가 될지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 이혼 사례들을 보면 상담 과정에서 드라마 속과 비슷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돈 가치를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벼락부자가 되면 이 돈을 주체를 못 하고 결국에는 돈도 다 잃고 사람도 망가지고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도움말=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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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