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마켓 리더- 변재철 IMM 인베스트먼트 CIO 겸 PEF 부문 대표
변재철 IMM CIO. /이승재 기자
변재철 IMM CIO. /이승재 기자
국내 토종 사모펀드의 대표 주자인 IMM은 자금 모집(펀드레이징), 투자, 투자 후 사후 관리, 매각 등 투자 전반에서 사모펀드로서는 독보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활동을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변재철 IMM 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PEF 부문 대표를 만나 ESG 투자 원칙과 실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 IMM은 ESG에 대해 일찍부터 관심을 보였는데, 국내 현황을 글로벌과 비교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ESG의 경우 선진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되었는데, 유엔 책임투자원칙(PRI)이라든지 파리협약 등 유럽과 미국에서 먼저 태동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글로벌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이나 칼라일 그룹 등은 ESG 관련 수행 과정을 5단계로 두고 있습니다. 단계별로 보면 ESG 정책 수립, 가이던스 제정, ESG 성과지표 설정 및 평가, 통합 프레임워크 개발을 통한 모니터링, 성과 공시 보고서 및 홍보 영상 제작 단계 등입니다. 이를 토대로 현재 상태를 진단하면 국내 투자업계는 두 번째 단계에 와 있으며, 그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 IMM은 투자에 앞서 ESG 체크리스트를 둔다고 들었습니다.

“경영 철학에서부터 사회적 책임을 명확히 인지하고 투자자산의 지속 가능성 제고를 위해 ESG 규정을 제정하고 있으며, 이를 준수하려고 노력합니다. 투자의 경우 지난해부터 ESG 체크리스트를 도입해 자체적으로 가이던스를 만들고 그에 맞춰 투자팀에서 투자를 진행합니다. 내부적으로 주간 회의에서도 투자 포트폴리오 항목별로 ESG를 업데이트하면서 체크하고, 이슈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 ESG 각 분야 투자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습니까.

“크게 보면 환경(E) 부문에서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습니다. EMK홀딩스라는 폐기물 처리 회사에 투자했고, 스마트팜 회사인 팜에이트에 투자한 지도 오래됐습니다. 태양광 부문에도 다양한 투자가 이뤄졌고, 2차전지 회사인 에코프로에도 투자하고 있습니다. 해외 투자도 국내 투자와 동일한 원칙으로 진행하며 ESG를 고려합니다. 중국의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인 친데이터 그룹의 경우 SK와 공동으로 상장 전 지분 투자에 들어갔는데, 에너지원을 풍력발전으로 충당하는 친환경 회사입니다. 이 외에도 지배구조(G) 부분은 거버넌스로, 투자회사의 이사회라든지 주요 동의 사항을 보고 CFO 파견을 통해 회사의 자금 운용에 직접 관여하는 등 회사의 운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 실제로 기업의 경영 활동에 ESG 경영을 도입한 사례가 있습니까.

“예전부터 ESG 경영을 염두에 두고 투자해왔고, 최근에는 더욱 강조하는 면이 있습니다. CIO가 투자회사에서 직접 경영에 참여하기도 하고, 업계 전문가들을 투자회사의 이사나 전무·CEO·CFO 등으로 파견해 회사의 진행 상황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경영 관여 활동의 예를 들면 EMK홀딩스의 경우 폐기물 처리 시 냄새가 많이 나는데, 냄새 저감 장치는 엄밀히 이익만 따지면 안 해도 되는 장치지만 지속적으로 설비 투자를 늘려왔습니다. 투자 자산 중 선박 관련 회사도 있는데 신규 선박을 만들 때 친환경 선박인지, 연료 효율성이 좋은 선박인지 등 회사와 논의하면서 관리·체크하고 있습니다. 또 팜에이트에서는 일반 노지 대비 95% 적은 양의 물을 사용하고, 발전소 폐열로 전기를 이용하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 계열사인 IMM PE는 국내 사모펀드 최초로 M&A 전 ESG 실사를 도입하기도 했는데요.

“두 회사는 IMM의 투자 철학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IMM 인베스트먼트가 1999년에 설립됐고, PE는 2006년에 별도 설립해 두 회사가 만들어졌습니다. 사회책임 철학은 그 전부터 만들어 IMM 큰 틀에서 지키고 있는 철학입니다. 예전부터 투자 대상에 대한 실사를 하면 투자 검토 시 내부적으로 투심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그중 한 페이지는 꼭 ESG 내용과 관련돼 있습니다. 이 회사가 ESG와 관련해 어떤 내용을 준수하는지에 대한 사항입니다. 자체적으로 ESG 규정을 만들어 활동하는 투자회사도 있습니다. 투자하기 전 모니터링하고, 실제로 그런 부분이 투자 이후에도 잘 지켜지는지 경영진과 이야기를 나누며 체크합니다. 앞으로는 여러 부분을 검증할 때 카테고리 중 하나로 ESG를 강화해 실사할 계획입니다.”
변재철 IMM CIO. /이승재 기자
변재철 IMM CIO. /이승재 기자
-국민연금의 탈석탄 선언 이후 위탁운용사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요.

“국민연금이 글로벌 추세에 맞추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지금의 효용도 있지만, 다음 세대에도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ESG 투자와 관련해 국민연금이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이 위탁운용사인 IMM에도 영향을 미치고, 투자하는 회사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투자회사뿐 아니라 기업도 ESG 기업으로 변모 중이고, 이런 활동이 국내에 퍼져나가는 추세로 보입니다.”

- ESG 투자는 수익성이 낮다는 시각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당연히 수익을 생각하지만, 수익만을 좇지는 않습니다. 돈도 많이 벌어야겠지만, 좋은 회사에 잘 투자해야 합니다. 이상한 오너가 있는 회사에 투자해 그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는 건 잘못된 것입니다. 그래서 항상 대표자와 만나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회사 내부뿐 아니라 밖으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체크합니다. IMM 내부 수장들이 주로 하는 이야기가 ‘정직하게 투자하자, 거짓말하지 말자’인데, 이런 것이 바로 ESG의 철학이 아닐까 합니다.”

- ESG와 관련한 펀드 투자 현황은 어떻습니까.

“글로벌 사모펀드사인 KKR에서 지난해 글로벌 임팩트펀드라는 13억 달러 펀드를 만들었는데, 펀드 자체가 재무적 성과와 사회적 영향을 동시에 추구합니다. 유엔의 지속 가능 개발 목표(SDGs) 중 하나 이상 항목에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회사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했고, 펀드레이징을 했습니다. 이 펀드의 투자 분야를 보면 기후변화나 수질 보전 폐기물 등 ESG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IMM도 이런 부분을 벤치마킹할 것입니다. 최근 인프라 9호의 펀드레이징을 하고 있는데 이런 성격을 공유하고 있으며, KRR의 펀드와 유사한 섹터 위주로 블라인드 펀드를 만드는 중입니다. 몇 년 전부터는 신재생이나 환경 특화 펀드를 운영해왔습니다. 그 펀드가 소진되면서 이번에는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추가로 만들고 있는데, 섹터 부분에 환경이나 신재생을 넣었습니다. 탈석탄 원칙도 정관에 명시하고, ESG를 위한 투자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 타사와 IMM 투자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가장 큰 차이점은 IMM 인베스트먼트 안에 다양한 섹터에 투자하는 본부가 있다는 것입니다. 벤처 본부와 그로스에쿼티, 인프라 본부가 있습니다. 벤처에서 출발해 유니콘이 되고, 대기업이 되는 회사도 많습니다. 벤처 본부에서 필요한 곳에 즉시 자금을 지원하고, 그러다 커지면 그로스에쿼티 본부에서 회사 성장에 이바지하고, 인프라 본부의 경우 환경이나 신재생·폐기물 회사에 투자하고 있어 환경 및 신재생 분야 펀드 라인업이 잘돼 있습니다. 각 본부가 조화를 이뤄 지금보다 좀 더 발전하는 운용사가 되고자 합니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