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놔둘 곳 없다"…수출 컨테이너 반입허용 기간 줄줄이 단축
수출입·환적화물 증가, 미주지역 화물 운송 지연 여파 지속
'야적장 포화' 부산항 수출화물 물류난 장기화 우려
부산항 야적장이 컨테이너로 꽉 차는 바람에 터미널 운영사들이 수출 화물 반입 허용 기간을 줄줄이 단축하고 있다.

선박 입항 5일 전부터 허용하던 것을 3일 전부터 허용해 화주와 화물운송 업체들이 수출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를 임시로 보관할 장소를 찾느라 발을 동동 구르는 실정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 신항 1∼4부두는 선박 입항 닷새 전부터 허용하던 수출 컨테이너 반입을 지난 7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선박 입항 사흘 전부터 허용하고 있다.

신항에 있는 나머지 한 터미널인 5부두도 조만간 수출 컨테이너 반입 허용 기간을 3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장치율이 100%에 육박해 컨테이너 추가 반입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것이다.

현재 신항 부두의 장치율은 88∼99.7%에 달했다.

적정 장치율이 75%부터 80% 초반대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포화 상태이다.

장치율이 95%를 초과하면 하역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야적장 포화' 부산항 수출화물 물류난 장기화 우려
부산 북항에 있는 컨테이너 터미널 3곳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감만부두의 경우 장치율이 97.5%에 육박해 지난 27일부터 수출 화물 반입 허용 기간을 사흘로 단축했다.

감만·신선대부두 운영사도 수출화물 반입 허용 기간 단축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는 수출입 화물은 물론 부산항에서 배를 바꿔 제3국으로 가는 환적화물 물동량이 늘어난 데다 미주지역 수출 화물 운송 지연 등으로 부두마다 컨테이너가 계속 쌓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입 화물과 환적 화물이 계속 늘고 미국 서부 항만의 선박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데다가 부산항으로 컨테이너선을 보내는 중국 환적항에서 하역 정체가 이어져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업계에서는 물류난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밝혔다.

부산항 주요 부두의 컨테이너 반입 허용 기간 단축으로 화주와 화물운송 업체들은 수출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를 임시로 보관할 장소를 찾는 것이 더 어렵게 됐다.

부산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 관계자는 "지금도 컨테이너를 임시로 보관할 장소를 찾느라 애를 먹는데 앞으로 더 어렵게 됐다"면서 "당국이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