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구역' 없는 아파트에…입주민들 "짜증나요" 하소연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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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흡연구역 지정' 필요성 동의
동시에 "내 집 근처 흡연구역? 싫다"
관리실 "현실적 해결책 마련 사실상 불가능"
동시에 "내 집 근처 흡연구역? 싫다"
관리실 "현실적 해결책 마련 사실상 불가능"
아파트 내 흡연으로 인해 주민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흡연구역이 지정되지 않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민들은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 나름의 고충을 토로하고는 한다.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한 아파트의 입주민들은 흡연 문제에 대한 질문에 짜증 섞인 반응을 보였다. "담배를 피우는 건 본인의 자유"라거나 "흡연 자체를 못하게 막아야 한다"는 등의 대답을 내놓는 입주민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현실적인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은 현 상황에 대한 불만을 내비치는 경우가 많았다.
흡연을 시작한 지 10년이 지났다는 아파트 주민 A 씨(31)는 "흡연구역이 있다면 그곳에서 담배를 피울 텐데 지정된 장소가 없으니 사람이 좀 없어 보이는 곳을 찾고는 한다"며 "비흡연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왜 없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입주민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 사람들까지 잘했다고 옹호하는 건 절대 아니다"라며 "다만 아파트 내 흡연구역을 지정하면 아무래도 담배 때문에 발생하는 입주민 사이 갈등이 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자신을 어린이집 원장이라고 소개한 아파트 주민 B 씨(56)는 "아무래도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들이 담배 냄새에 가장 민감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쓰는 것만 해도 아이들이 답답해하는데 그런 와중에 담배 냄새까지 난다고 하면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흡연을 하는 사람들도 정당하게 국가에 세금을 내고 피운다고 볼 수 있고, 또 담배를 피울 자유를 보장해야 하니 흡연구역 지정이 필요해 보인다"면서도 "사람들의 왕래가 잦지 않은 곳에서 담배를 피웠으면 싶지만 여전히 아무 곳에서나 흡연하는 입주민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아파트 입주민들은 본인의 흡연 여부와 무관하게 흡연구역 지정의 필요성에는 어느 정도 동의하면서도 그 위치를 어디로 선정할지를 두고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파트 주민 C 씨(28)는 "흡연구역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 주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본인이 사는 집 근처에 흡연구역을 지정하겠다고 하면 과연 누가 찬성할까 싶다. 거의 모든 입주민이 싫다고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도 이와 비슷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세대 안과 밖을 불문하고 흡연과 관련된 민원이 상당수 들어오고 있다"며 "만약 아파트 전 구역을 금연으로 지정한다고 해도 입주민이 서로를 신고하는 경우를 빼고는 강제성이 있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역으로 흡연구역 지정의 문제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며 "흡연구역을 지정한다면 그 주변에 거주하는 입주민들이 들고일어날 게 뻔하므로 관리사무소 차원에서 현실적인 해결책을 내놓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입주민끼리 민주적 절차를 거쳐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한 아파트의 입주민들은 흡연 문제에 대한 질문에 짜증 섞인 반응을 보였다. "담배를 피우는 건 본인의 자유"라거나 "흡연 자체를 못하게 막아야 한다"는 등의 대답을 내놓는 입주민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현실적인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은 현 상황에 대한 불만을 내비치는 경우가 많았다.
흡연을 시작한 지 10년이 지났다는 아파트 주민 A 씨(31)는 "흡연구역이 있다면 그곳에서 담배를 피울 텐데 지정된 장소가 없으니 사람이 좀 없어 보이는 곳을 찾고는 한다"며 "비흡연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왜 없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입주민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 사람들까지 잘했다고 옹호하는 건 절대 아니다"라며 "다만 아파트 내 흡연구역을 지정하면 아무래도 담배 때문에 발생하는 입주민 사이 갈등이 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자신을 어린이집 원장이라고 소개한 아파트 주민 B 씨(56)는 "아무래도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들이 담배 냄새에 가장 민감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쓰는 것만 해도 아이들이 답답해하는데 그런 와중에 담배 냄새까지 난다고 하면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흡연을 하는 사람들도 정당하게 국가에 세금을 내고 피운다고 볼 수 있고, 또 담배를 피울 자유를 보장해야 하니 흡연구역 지정이 필요해 보인다"면서도 "사람들의 왕래가 잦지 않은 곳에서 담배를 피웠으면 싶지만 여전히 아무 곳에서나 흡연하는 입주민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아파트 입주민들은 본인의 흡연 여부와 무관하게 흡연구역 지정의 필요성에는 어느 정도 동의하면서도 그 위치를 어디로 선정할지를 두고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파트 주민 C 씨(28)는 "흡연구역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 주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본인이 사는 집 근처에 흡연구역을 지정하겠다고 하면 과연 누가 찬성할까 싶다. 거의 모든 입주민이 싫다고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도 이와 비슷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세대 안과 밖을 불문하고 흡연과 관련된 민원이 상당수 들어오고 있다"며 "만약 아파트 전 구역을 금연으로 지정한다고 해도 입주민이 서로를 신고하는 경우를 빼고는 강제성이 있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역으로 흡연구역 지정의 문제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며 "흡연구역을 지정한다면 그 주변에 거주하는 입주민들이 들고일어날 게 뻔하므로 관리사무소 차원에서 현실적인 해결책을 내놓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입주민끼리 민주적 절차를 거쳐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