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60, 모자 써도 얼굴 인식…"추워" 말하면 알아서 온도 높여
“안녕하세요. 저는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입니다.”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30일 공개한 GV60 디지털 월드프리미어 영상의 시작 부분이다. GV60가 스스로를 의인화해 내레이션하는 방식으로 주요 신기술을 직접 소개했다. ‘운전자와 교감한다’는 GV60의 콘셉트를 효과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 부사장은 “GV60는 감성적 차별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델”이라며 “차별화된 가치를 원하는 고객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두운 밤 모자 써도 얼굴 인식

GV60, 모자 써도 얼굴 인식…"추워" 말하면 알아서 온도 높여
이날 공개된 GV60엔 사람과 차량이 교감할 수 있는 신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아이 추워’라고만 말하면 차량이 스스로 온도를 높이고, 열선시트를 작동하는 게 대표적이다.

GV60에 적용된 페이스 커넥트는 차량이 운전자 얼굴을 인식해 키 없이도 문을 여닫을 수 있는 기능이다. 차량 B필러(앞문과 뒷문 사이)에 있는 카메라에 얼굴을 갖다 대기만 하면 도어를 잠금·해제할 수 있다. 흐린 날씨나 야간에 안경이나 모자를 쓰더라도 운전자 얼굴을 정확히 인지한다. 탑승 뒤엔 지문 인식만으로 시동을 걸고 주행할 수 있다.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적용 범위는 대폭 확대했다. 통합 제어 장치, 서스펜션, 브레이크, 스티어링 휠, 에어백,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 등을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 업데이트할 수 있다. 기존엔 내비게이션, 클러스터,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만 무선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었다.

테슬라보다 빠르게 멀리 간다

주행 성능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스탠더드 후륜 모델은 한 번 충전하면 최대 451㎞를 주행할 수 있다. 테슬라 모델Y(퍼포먼스)보다 주행거리가 3㎞ 더 길다.

퍼포먼스 모델은 전륜과 후륜에 각각 최대출력 160㎾ 모터를 장착해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부스트 모드를 적용하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초 만에 도달한다. 테슬라 모델Y(롱레인지)보다 1초 빠르다.

충전 기능도 향상됐다. 400V 전압을 800V로 승압하는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을 적용했다. 350㎾ 초급속 충전하면 18분 내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 가능하다. 배터리 전원으로 외부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V2L 기능도 제공한다.

무선 충전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제네시스는 4분기부터 무선 충전인프라 시범사업에 GV60를 활용한다. 주차장 바닥에 무선 충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차량이 시스템에 진입하면 비접촉 충전이 가능한 기술이다.

10월 6일부터 계약 시작

GV60 외관은 쿠페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스타일의 날렵한 디자인으로 고성능 전기차 이미지를 강조했다.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구(球) 형상의 전자 변속기 ‘크리스탈 스피어’는 시동이 꺼져 있을 땐 무드등 역할을 한다. 시동을 켜면 구 모형이 회전하며 변속 조작계가 나타나 미래 모빌리티에 탑승한 듯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제네시스는 10월 6일부터 GV60 국내 계약을 시작한다. 가격은 스탠더드 후륜 5990만원, 스탠더드 사륜 6459만원, 퍼포먼스 모델 6975만원이다. 스탠더드 후륜은 정부 보조금 100%를 받으면 40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일규/김형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