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이등병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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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 칼럼] 이등병이 사라진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9/AA.27636915.1.jpg)
징병제인 한국에선 군 생활, 특히 입영 대상자들과 관련된 인기곡이 많다. ‘자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어라’로 끝나는 최백호의 ‘입영전야’(1979년)는 40년이 지난 지금도 애창되고 있다. 그 계보를 이등병의 편지와 △김민우의 ‘입영열차 안에서’(1990년) △이장우의 ‘훈련소로 가는 길’(1995년) △이승기의 ‘나 군대간다’(2016년) 등이 잇고 있다. 코로나 직전만 해도 대학가 골목마다 이런 노래를 부르며 함께 부둥켜안고 우는 입영 전야 청춘들이 적지 않았다. 군대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군 ‘쫄병’ 생활의 애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한국군은 억압적 병영 문화는 일본군, 계급과 편제·작전 등은 미군에 가깝다는 평가다. 일본식 병영문화를 바꾸는 데 미국식 계급체계를 바꾸는 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더구나 2014년 ‘윤 일병 구타 사망사고’ 때도 이등병제 폐지 얘기가 나왔지만 실효성 등의 논란으로 유야무야된 적이 있다.
군은 그동안 일이 생길 때마다 일과 후 휴대폰 사용, 동급병 내무반 생활 허용 등 다양한 병영 개선방안을 도입해 시도해왔다. 그런데도 구타사고는 그치지 않고 최근엔 성폭력으로 인한 극단적 선택 사례까지 줄을 잇고 있다. ‘뻔한 대책’으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입영 관련 가요가 전 국민 애창곡 리스트에서 빠지는 날이 오려면 ‘제2 창군’ 각오로 나서야 하지 않을까.
박수진 논설위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