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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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세계 무대에서 작전을 펼치는 모양새가 점차 러시아를 닮아간다는 분석이 나왔다. 각종 세계 이슈에 '침투'하고 '강압'하는 스타일을 보인다는 점에서다.

프랑스 국방부 산하 싱크탱크인 군사전략연구소(IRSEM)는 29일(현지시간) 발표한 논문을 통해 "중국의 행동 변화가 감지됐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연구 논문은 600페이지가 넘으며, 중국 정치외교 전문가인 폴 샤롱 등이 집필에 참여했다.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우리는 오랫동안 중국이 러시아와는 달리 서방 국가들로부터 두려움의 대상보다는 친밀한 대상이 되길 바랐다고 생각해왔다"면서 "그러나 지난 몇년 새 중국이 국제 무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작전이 강화됐고, 그 방법은 점점 더 러시아의 방식을 닮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당국이 권력 확대를 위해 모색해온 각 분야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도 담겼다. 예를 들어 중국은 전 세계에 통용되는 자국의 이미지를 더 잘 관리하기 위해 언론에 막대한 투자를 해오고 있다. 투자 규모만 2008년 이후 매년 15억2000만달러(약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중국은 또 경제적 강압 조치를 서슴지 않는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시장 접근을 부인하고, 억류하거나 관세를 부과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지난해 호주가 중국의 코로나19 기원과 책임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자 호주산 제품에 대해 보복적 무역 규제를 가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보고서는 중국이 지난 10년간 세계 각국의 선거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의혹도 다뤘다. 7개 국가에서 적어도 10번의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미국 관료들이 선거 개입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했던 2016년 대통령 선거도 중국 개입이 의심되는 선거에 포함시켰다.

CNBC는 "이번주 미국 인도 일본 호주 4개국 협의체 쿼드의 첫 회담에서도 중국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국제 관계에서의 강압'에 대해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이번 보고서를 발표한 프랑스는 중국 견제를 위해 쿼드 국가들에 협력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고 내다봤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