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라 연말까지 마이너스통장 신규 대출을 중단한다. 올 들어 주요 은행이 신규 가계대출 취급을 아예 막는 것은 농협은행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조치는 금융위원회가 카카오뱅크 관계자를 불러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요구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정부는 올해 6%대로 묶은 가계대출 증가율을 내년 이후엔 4%대로 낮추겠다는 당초 목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발(發) 가계대출 한파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30일 카카오뱅크는 10월 1일부터 연말까지 마이너스통장 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요구한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중금리 대출 비중 확대 목표치에 맞추려면 고신용자 수요가 많은 마이너스통장 대출 중단이란 초강수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전날 기준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7조7953억원에 이른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중금리 대출 비중 목표를 지키려면 가계대출 총량을 줄여야 할 수도 있다”며 “연말에 급하게 제한하는 게 아니라 미리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대출 증가 속도를 모니터링해 추가 조치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연일 가계대출 죄기를 강조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가계부채 증가세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대출이 꼭 필요한 수요자는 상환능력 내 대출받도록 하는 방향을 폭넓게 모색하겠다”며 “내년에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올해 시행 중인 ‘가계대출 증가율 5~6%’ 규제에 이어 내년에도 계획한 4%대 증가율 목표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수요자도 예외 없이 상환능력 안에서 대출받도록 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앞당겨 확대 도입하는 방안이 확실시된다.

정부 규제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대폭 높이면서 지난 8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약 2년 만에 연 3%를 뚫고 올랐다. 한국은행은 8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연 3.1%로 전달보다 0.12%포인트 올랐다고 발표했다. 2019년 7월(3.12%) 후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신용대출, 전세대출 등 무주택자가 주로 이용하는 대출 한도도 속속 줄고 있어 대출 수요자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