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교육부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탈락한 인하대·성신여대 등의 극심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학 84%는 현행 평가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전국 일반대학 48곳과 전문대학 99곳 등 147곳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방식의 대학기본역량진단을 유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일반대학의 83.7%, 전문대학의 79.8%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이번 3주기 진단평가 결과가 개별 대학의 역량을 잘 반영했다고 판단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한 대학이 30%에 그쳤다.

이번 대학기본역량진단을 준비하면서 외부기관 컨설팅을 받았다고 응답한 대학은 16곳이었고, 이 중 절반 이상이 ‘5000만원 이상 3억원 이하 비용이 소요됐다’고 답했다.

진단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을 묻는 주관식 문항에서는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모두 ‘평가 준비 때문에 대학의 교육·연구기능 마비’와 ‘대학인증기관 평가와 중복’을 문제로 지적했다. 윤 의원은 “교육부는 진단을 준비하는 대학에 고액 컨설팅 과외가 붙는 게 당연한 생태계를 만들었고 줄 세우기로 하위 몇 퍼센트를 걸러내는 지금의 방식은 어떤 목표도 달성할 수 없다”며 “고등교육기관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환경과 질을 확보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2015년부터 3년 주기로 전체 대학을 평가하고 있다. 학생 충원율과 교육 여건, 수업 및 교육과정 운영, 부정·비리 등을 점검해 재정 지원 대상을 선정한다. 지난달 발표한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 최종 결과에선 인하대 성신여대 성공회대 등 일반 4년제 대학 25곳과 전문대 27곳 등 52곳이 ‘일반 재정지원 대학’에서 탈락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