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1일 오후 1시10분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 분야 국내 1위 기업인 CJ올리브영이 상장에 나선다. ‘몸값’은 2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CJ그룹 3세들이 주요 주주란 점에서 이번 기업공개(IPO)가 그룹 경영권 승계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마켓인사이트] '몸값 2조' CJ올리브영 상장 시동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이날 국내외 증권사에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심사를 거쳐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상장 시기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CJ올리브영은 CJ㈜가 1999년 시작한 HBC(Health & Beauty Convenience) 사업이 모태다. 2002년 CJ㈜에서 분사한 뒤 매장을 늘리며 몸집을 불렸다. 지난해 매출은 1조8738억원, 영업이익은 1001억원이었다.

CJ올리브영은 지난 3월 사모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PE로부터 4141억원을 투자받았다. 이 과정에서 몸값을 1조8360억원으로 인정받았다. IPO를 진행하면서 몸값을 2조원 이상으로 높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증권가에선 CJ올리브영 상장이 CJ그룹 승계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세들이 지주사인 CJ㈜ 지분 확대에 필요한 실탄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이재현 CJ 회장의 자녀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과 이경후 CJ ENM 부사장은 CJ올리브영 지분을 각각 11.09%, 4.26%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CJ올리브영 상장 과정에서 보유 주식을 처분하면 3000억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CJ㈜ 지분 10% 이상을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이 부장과 이 부사장은 앞서 CJ올리브영의 투자 유치 당시에도 글랜우드PE에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해 각각 1018억원, 391억원을 확보했다. 현재 이 부장(2.75%)과 이 부사장(1.19%)의 CJ㈜ 보통주 지분율은 합쳐서 5% 미만이다. 이들은 CJ올리브영 상장 후엔 CJ㈜의 신형우선주(CJ4우)를 보통주로 바꿔 CJ㈜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CJ4우는 발행 10년째인 2029년 3월부터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이 부장과 이 부사장은 현재 CJ4우 주식 104만9668주, 101만2290주씩을 들고 있다. CJ4우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8만800원으로 보통주(9만7100원)의 83.2% 수준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