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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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증시 방향성은 미국의 고용지표와 한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추이가 결정할 전망이다.

미국의 고용지표는 최근 우리 증시에 가장 강한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던 미 국채 장기물 금리 급등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정상화 과정인지, 스태그플레이션의 전조인지를 판가름할 기준이 될 수 있다.

이번주부터 증권가의 3분기 기업실적 전망치가 나오는 '실적시즌'이다. 3분기 실적은 역대 최고치 경신이 기대되지만, 4분기 이후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지난주(9월27일~10월1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06.06포인트(3.39%) 하락한 3019.18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52.83포인트(5.19%) 급락해 983.20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만 2조843억원 어치의 주식을 샀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조5609억원 어치와 5819억원 어치를 팔았다.

중국에서는 헝다그룹 파산 우려에 대한 증시의 공포는 진정돼가고 있지만, 대신 전력 부족 문제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라는 악재에 대한 우려가 부상했다.

미국에서는 국채 장기물 금리가 급등하면서 성장 기대감이 높은 기업의 주가를 짓눌렀으며, 정치권의 연방정부 부채 한도 협상은 매끄럽지 못한 상황이다.

美고용지표…물가·금리 상승 정당화냐, 스태그플레이션이냐

증권가는 이번주 발표될 미국의 고용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정부의 특별실업수당 지급이 종료됨에 따라 취업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고용 회복은 최근 미국 물가·금리의 상승이 일정부분 ‘경기가 좋기 때문’임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용지표가) 시장 전망을 크게 밑돌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가 좋지 못한 데도 물가가 오르는 현상으로, 증시에는 강력한 하락요인으로 작용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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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물가는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주에도 시장의 키워드는 인플레이션이 될 것”이라며 “지난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대다수 위원들이 물가를 높여서 전망한 데 이어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들썩이니 인플레이션 논쟁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 상승은 금리를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김한진 연구원은 “미 국채시장 기반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당분간 더 오를 가능성이 높고 이에 발맞춰 유가도 추가로 오를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명목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는다 해도 현재 지나치게 낮은 실질금리는 향후 빠르게 정상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실질금리의 상승은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임을 예고한다”며 “달러 강세는 신흥국 증시에는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자료=KTB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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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달러 환율이 추세적으로 상승(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3월에도 환율이 달러당 1140원을 돌파하며 불안정했는데, 현재는 그보다 높은 118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며 “코스피가 3000대 초반 영역을 맴돌고 있는 사이 원화가치는 연초 대비 약 10% 가량 절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제심리 회복과 대외수지 안정을 비교할 때 원화의 저평가 상황은 이해할 수 없다. 원·달러 환율이 추세적으로 상승할 이유가 있지 않다면 주식시장의 저가 인식은 10월 이후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韓기업실적, 3분기도 역대 최고치 기대되지만…

이번주부터 증권사들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내놓는 실적시즌이 시작된다. 하지만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역대 최고치 경신이 기대되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정점일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어서다.

김영환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역사적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라며 “한국 대형 수출주의 양호한 실적은 최근 글로벌 수요의 견조한 상황을 증명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가 높아지는 점이 주목된다. 2일 기준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1조4712억원으로, 1주일 전의 집계보다 1.39% 늘었다.
자료=교보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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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내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53조373억원으로 1주일 전보다 0.71% 감소했다. 김형렬 센터장은 “중국의 경기 모멘텀 약화, 반도체 시황 전망의 하향 조정, 국내 델타 변이 확산 및 거리두기 지속 등으로 인해 올해 4분기와 내년의 실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영환 연구원도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 기업들의 경우 내년 실적 전망치는 올해와 유사하거나 소폭 높은 수준이지만, 이익률은 올해가 고점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국내 기업의 체력 유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도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주식시장에 부담을 주는 요인들 중 일부는 단기에 해소되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 전력난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는 내년 초까지 계속 남아 있을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주식 시장은 하방경직성을 확보하더라고 V자 반등보다는 다소 높은 변동성을 수반하는 박스권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상황을 이용한 틈새 전략이 필요한 시점으로 천연가스, 석탄, 금속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 분야와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내수 서비스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가져애 한다”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의 예상 밴드로 3000~3150을 제시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