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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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투기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잡겠다고 공언했던 '갭투자'가 되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갭투자는 보증금 승계후 임대를 일컫는 말로 쉽게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걸 말한다.

3일 김상훈 의원이 국토교통부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서울시 자금조달계획서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7년 9월 14.3%였던 갭투자 비율은 2021년 7월 41.9%로 증가했다. 중간에 대책이 발표될 시기에는 다소 주춤했지만 이내 반등하면서 3배가 늘게 됐다.

갭투자 비율은 2017년 9월 14.3%였다가 2018년 1월 들어 33.1%에 올라섰다. 2019년 2월 들어 13.7%까지 줄었지만, 11월 32.4%로 다시 치솟았다. 2020년에도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다, 12월 들어 38.4%에 이르렀고, 올해 들어서는 연초부터 7월 현재까지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정부가 20여개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만큼 기복도 있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직후에는 다소 주춤했다. 2017년 8·2대책 발표 직후인 9월 갭투자 비율은 14.3%였다. 2018년 9·13대책 발표 당시에도 30.9%에 이르던 갭투자 비율은 10월 19.9%로 하락했다. 이 밖에 △2019년 12·16대책 발표시에도 32.4%(2019년 11월) → 25.3%(2020년 1월) △2020년 6·17대책 당시에는 31.6%(6월) → 25.8%(7월) △2021년 2·4공급대책 발표 시에도 40.3%(2월) → 31.0%(3월) 등으로 떨어졌다.

갭투자 잡겠다고 장담하더니…文정부 4년 만에 3배 늘었다
정부가 주요 관리지역으로 삼았던 강남의 갭투자 비율 또한 동일한 패턴을 보였다. 2017년 9월 21.4%로 시작했던 강남4구 갭투자 비율은 2018년 1월 48.3%까지 치솟았다. 대책에 따라 하락은 있었지만, 같은해 9월 47.3% → 2019년 7월 43.3% → 2020년 6월 44.7% → 2021년 7월 44.9% 등으로 매번 40%대 이상으로 돌아왔다.

발표 이후 몇 개월 내에 갭투자 비율은 다시 반등했고, 이전 수치의 회복을 넘어서기도했다. 때문에 대책 발표의 효과는 단기적이었다는 지적이다.

김상훈 의원은 "문재인 정부 5년간 갭투자를 잡겠다고 온갖 정책을 쏟아내고, 국민을 불편하게 했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왔다"며 "년간 헛심만 쓴 셈이며, 어설픈 정책실험에 국민의 고통만 배가됐다"고 꼬집었따.

한편 문재인 정부는 임기시작과 동시에 갭투자를 투기의 원인으로 삼아 대통령, 장관, 청와대 정책라인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규제를 가했다. 대통령은 2020년 6·13대책 이후 줄어든 갭투자 비율을 근거로 “갭투자를 차단했다”며 자축하기도 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