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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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는 학생회를 만들 때 총장의 승인을 받거나 소식지를 배포할 때 교수의 지도를 받도록 한 학칙에 대해 학생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개정·삭제하라고 권고했다.

3일 시민단체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에 따르면 인권위는 이 단체가 진정을 낸 광주 지역 4개 사립대(광주과학기술원·광주대·조선대·호남대) 학칙에 대해 "학칙 개정·삭제를 권고한다"고 지난달 16일 통보했다.

시민단체는 이들 학교의 학칙에 담긴 학생회 조직·회칙 제정에 총장 승인이 필요하다거나, 간행물을 발행·배포할 때 교수 등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결사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진정 요지를 밝혔다.

반면 대학 측은 "고등교육법이 '학교장은 학교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정한 이상 학생 자치권은 대학 자치권보다 우선할 수 없다", "면학 분위기 저해나 왜곡된 정보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인권위는 시민단체의 손을 들어줬다.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학칙으로 제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인권위는 "학생회를 조직하고 간행물을 제작·배포하고자 할 때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한 학칙은 결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다만 인권위는 진정을 낸 시민단체가 피해 당사자가 아니고, 학칙에 따른 피해자는 해당 대학 전체 학생이므로 피해자가 구체적이지 않다며 진정을 각하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