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첫 아시안 히어로' 영화음악, 아시아 뮤지션들이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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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치' OST 프로듀싱 '88라이징' 대표 인터뷰…한국 뮤지션도 다수 참여
팬데믹 시대 북미 최고 흥행 영화 중 하나인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하 '샹치')은 마블의 첫 아시안 히어로물이다.
현란한 무술과 신화적 공간 등 동양 전통의 색채가 짙은 영화에 생동감을 더하는 것은 쫄깃한 비트의 힙합 음악.
아시아인의 정체성과 문화를 담아낸 영화에 걸맞게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 역시 아시아권 뮤지션들의 참여로 완성됐다.
지난 3일 발매된 OST 앨범 라인업에는 미국의 아시아계 뮤지션뿐만 아니라 한국·중국·일본·인도네시아 등의 가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총괄 프로듀싱은 아시아계 글로벌 미디어 회사인 '88라이징'(88rising)이 맡았다.
마블이 영화 OST 앨범 프로듀싱을 아시아계 회사에 맡긴 것은 최초다.
최근 서면으로 인터뷰한 88라이징 창업자이자 대표 션 미야시로(40)는 "저희가 사운드트랙을 작업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너무 행복했다"고 떠올렸다.
◇자이언티·비비·DPR 라이브…감각적으로 뽑아낸 아시안 힙합
88라이징은 미야시로 대표가 2015년 설립한 음악 레이블이자 미디어 회사로, 미국에 거점을 두고 아시아계 아티스트들을 세계에 소개해 왔다.
'샹치'를 연출한 데스틴 대니얼 크레턴 감독도 2019년 로스앤젤레스(LA)에서 88라이징 소속 중국 힙합그룹 '하이어 브라더스'의 공연을 봤다.
이는 협업의 중요한 계기가 됐고, 이후 샹치 역의 시무 류를 비롯해 영화 관계자들이 88라이징이 주최한 아시아 음악 페스티벌에 참석하기도 했다.
"2만5천 명이 넘는 관중이 밀집한 행사였습니다.
여러 인종의 많은 팬이 아시아 가수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모였고, 그런 부분이 영화팀에 무언가를 각인시켰어요.
그 후에 저희는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죠." '샹치' OST 앨범은 흑인 래퍼 켄드릭 라마가 프로듀싱했던 마블 흑인 히어로물 '블랙 팬서' 앨범과도 비견될 만하다.
미야시로 대표는 "마블은 '샹치' 또한 영화와 잘 결합되는 음악을 만들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18곡으로 구성된 앨범은 젊은 아시아 힙합 뮤지션들의 현재를 집약한 듯 세련되고 감각적인 사운드로 가득하다.
'샹치'의 가장 강렬한 장면으로 꼽히는 버스 격투 신에는 인도네시아 출신 래퍼 리치 브라이언과 프랑스의 DJ 스네이크 등이 참여한 '런 잇'(Run It)의 비트가 흐르며 심박수를 고조시킨다.
한국 뮤지션들도 다수 참여했다.
DPR 라이브와 DPR 이안 등이 참여한 '다이아몬드 + 앤 펄스', 신예 가수 서리와 인도네시아 래퍼 워런 휴의 '워리어스' 등이다.
R&B 기대주 비비는 K팝 그룹 갓세븐 출신의 중국계 미국인 마크와 함께 '네버 고나 컴 다운'을 불렀다.
미야시로 대표는 이들에 대해 "재능이 뛰어나며, 다음 세대를 위해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마드'(Nomad)를 함께 부른 자이언티와 일본 싱어송라이터 겸 배우 호시노 겐은 의외의 조합으로 특히 화제가 됐다.
미야시로 대표는 "개인적으로 항상 자이언티의 팬이었다.
어머니가 그의 노래 '양화대교'를 정말 좋아한다"고 했다.
"샹치는 자신을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자신이 정말 누구인지 몰랐어요.
갈 곳도 없고 길을 잃은 그 본질을 포착하는 '노마드'의 아이디어를 자이언티가 처음 내면서 그야말로 끝장을 냈죠. 그리고 나중에 제가 호시노 겐이 컬래버하면 괜찮을까 물었을 때 그는 흔쾌히 응했고, 그렇게 노래가 세상에 나왔어요.
"
◇"한국 힙합에 푹 빠졌었죠…아시아계 예술 조명하려 회사 설립"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살아가는 샹치와 케이티처럼 미야시로 대표도 샌프란시스코 지역 새너제이(San Jose)에서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자랐다.
OST를 관통하는 주제를 묻자 그는 "젊은 사람의 관점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의 경험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아시아인 부모를 엄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의 다른 면을 보여주고 싶었죠. 그들도 한때 젊었고, 우리처럼 사랑에 빠졌다고."
부산 출신의 어머니와 함께 음악이 흐르는 집에서 자랐다는 그에게 한국 문화는 큰 영향을 미쳤다.
어머니와 함께 가곤 했던 한국 마켓의 한국 음반 코너를 떠올리며 "저처럼 생긴 사람들이 음악을 하는 게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친구들과 한국 음악을 듣고 드렁큰타이거, 다이나믹 듀오 등 한국 힙합에 푹 빠지며 영감을 받았다.
"같은 아시아인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음악이기 때문에 저희는 그 음악에 너무 끌렸어요.
그 시기는 저에게 정말 중요한 시간이었고, 아직도 제 안에 남아 있어요.
"
88라이징을 설립하게 된 것은 각자의 창작 분야에서 활약하는 주변의 아시아계들을 "일관되고 확장 가능한 방식으로" 조명할 공간이 없다는 문제의식에서였다.
그는 "그들의 예술과 표현을 보여줄 수 있는 집단이 하나 있다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운 좋게도, 전 세계의 많은 사람이 저희가 내놓는 것을 경험하며 높이 평가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현재 청하, 서리 같은 한국 가수들이 88라이징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아시아계 뮤지션을 기반으로 한 페스티벌 '헤드 인 더 클라우즈'(Head in the Clouds)도 개최해왔는데 올해 행사에도 한국 아티스트가 다수 참여한다.
그는 "단순한 노래 작업에서 대규모 프로젝트까지 한국 아티스트들과 다양한 협업을 준비, 진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내년에는 세계 최대 음악 페스티벌 중 하나로 꼽히는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88라이징이 아시아 음악을 주제로 프라임 타임 무대를 연출한다.
그는 "저희만의 역사적인 세트를 만들 기회가 주어졌다"며 "아시아 음악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매우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음악과 영화는 사람들의 선입견을 깨는 데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 아티스트들이 해온 음악과 '미나리', '오징어 게임' 등을 많은 사람이 보고 듣고 있습니다.
저희는 첫 단계에서 서로를 소개하고 사람들을 더 가깝게 만들고 싶어요.
그것이 저희가 하는 일입니다.
"
/연합뉴스
현란한 무술과 신화적 공간 등 동양 전통의 색채가 짙은 영화에 생동감을 더하는 것은 쫄깃한 비트의 힙합 음악.
아시아인의 정체성과 문화를 담아낸 영화에 걸맞게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 역시 아시아권 뮤지션들의 참여로 완성됐다.
지난 3일 발매된 OST 앨범 라인업에는 미국의 아시아계 뮤지션뿐만 아니라 한국·중국·일본·인도네시아 등의 가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총괄 프로듀싱은 아시아계 글로벌 미디어 회사인 '88라이징'(88rising)이 맡았다.
마블이 영화 OST 앨범 프로듀싱을 아시아계 회사에 맡긴 것은 최초다.
최근 서면으로 인터뷰한 88라이징 창업자이자 대표 션 미야시로(40)는 "저희가 사운드트랙을 작업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너무 행복했다"고 떠올렸다.
◇자이언티·비비·DPR 라이브…감각적으로 뽑아낸 아시안 힙합
88라이징은 미야시로 대표가 2015년 설립한 음악 레이블이자 미디어 회사로, 미국에 거점을 두고 아시아계 아티스트들을 세계에 소개해 왔다.
'샹치'를 연출한 데스틴 대니얼 크레턴 감독도 2019년 로스앤젤레스(LA)에서 88라이징 소속 중국 힙합그룹 '하이어 브라더스'의 공연을 봤다.
이는 협업의 중요한 계기가 됐고, 이후 샹치 역의 시무 류를 비롯해 영화 관계자들이 88라이징이 주최한 아시아 음악 페스티벌에 참석하기도 했다.
"2만5천 명이 넘는 관중이 밀집한 행사였습니다.
여러 인종의 많은 팬이 아시아 가수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모였고, 그런 부분이 영화팀에 무언가를 각인시켰어요.
그 후에 저희는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죠." '샹치' OST 앨범은 흑인 래퍼 켄드릭 라마가 프로듀싱했던 마블 흑인 히어로물 '블랙 팬서' 앨범과도 비견될 만하다.
미야시로 대표는 "마블은 '샹치' 또한 영화와 잘 결합되는 음악을 만들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18곡으로 구성된 앨범은 젊은 아시아 힙합 뮤지션들의 현재를 집약한 듯 세련되고 감각적인 사운드로 가득하다.
'샹치'의 가장 강렬한 장면으로 꼽히는 버스 격투 신에는 인도네시아 출신 래퍼 리치 브라이언과 프랑스의 DJ 스네이크 등이 참여한 '런 잇'(Run It)의 비트가 흐르며 심박수를 고조시킨다.
한국 뮤지션들도 다수 참여했다.
DPR 라이브와 DPR 이안 등이 참여한 '다이아몬드 + 앤 펄스', 신예 가수 서리와 인도네시아 래퍼 워런 휴의 '워리어스' 등이다.
R&B 기대주 비비는 K팝 그룹 갓세븐 출신의 중국계 미국인 마크와 함께 '네버 고나 컴 다운'을 불렀다.
미야시로 대표는 이들에 대해 "재능이 뛰어나며, 다음 세대를 위해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마드'(Nomad)를 함께 부른 자이언티와 일본 싱어송라이터 겸 배우 호시노 겐은 의외의 조합으로 특히 화제가 됐다.
미야시로 대표는 "개인적으로 항상 자이언티의 팬이었다.
어머니가 그의 노래 '양화대교'를 정말 좋아한다"고 했다.
"샹치는 자신을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자신이 정말 누구인지 몰랐어요.
갈 곳도 없고 길을 잃은 그 본질을 포착하는 '노마드'의 아이디어를 자이언티가 처음 내면서 그야말로 끝장을 냈죠. 그리고 나중에 제가 호시노 겐이 컬래버하면 괜찮을까 물었을 때 그는 흔쾌히 응했고, 그렇게 노래가 세상에 나왔어요.
"
◇"한국 힙합에 푹 빠졌었죠…아시아계 예술 조명하려 회사 설립"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살아가는 샹치와 케이티처럼 미야시로 대표도 샌프란시스코 지역 새너제이(San Jose)에서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자랐다.
OST를 관통하는 주제를 묻자 그는 "젊은 사람의 관점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의 경험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아시아인 부모를 엄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의 다른 면을 보여주고 싶었죠. 그들도 한때 젊었고, 우리처럼 사랑에 빠졌다고."
부산 출신의 어머니와 함께 음악이 흐르는 집에서 자랐다는 그에게 한국 문화는 큰 영향을 미쳤다.
어머니와 함께 가곤 했던 한국 마켓의 한국 음반 코너를 떠올리며 "저처럼 생긴 사람들이 음악을 하는 게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친구들과 한국 음악을 듣고 드렁큰타이거, 다이나믹 듀오 등 한국 힙합에 푹 빠지며 영감을 받았다.
"같은 아시아인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음악이기 때문에 저희는 그 음악에 너무 끌렸어요.
그 시기는 저에게 정말 중요한 시간이었고, 아직도 제 안에 남아 있어요.
"
88라이징을 설립하게 된 것은 각자의 창작 분야에서 활약하는 주변의 아시아계들을 "일관되고 확장 가능한 방식으로" 조명할 공간이 없다는 문제의식에서였다.
그는 "그들의 예술과 표현을 보여줄 수 있는 집단이 하나 있다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운 좋게도, 전 세계의 많은 사람이 저희가 내놓는 것을 경험하며 높이 평가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현재 청하, 서리 같은 한국 가수들이 88라이징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아시아계 뮤지션을 기반으로 한 페스티벌 '헤드 인 더 클라우즈'(Head in the Clouds)도 개최해왔는데 올해 행사에도 한국 아티스트가 다수 참여한다.
그는 "단순한 노래 작업에서 대규모 프로젝트까지 한국 아티스트들과 다양한 협업을 준비, 진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내년에는 세계 최대 음악 페스티벌 중 하나로 꼽히는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88라이징이 아시아 음악을 주제로 프라임 타임 무대를 연출한다.
그는 "저희만의 역사적인 세트를 만들 기회가 주어졌다"며 "아시아 음악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매우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음악과 영화는 사람들의 선입견을 깨는 데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 아티스트들이 해온 음악과 '미나리', '오징어 게임' 등을 많은 사람이 보고 듣고 있습니다.
저희는 첫 단계에서 서로를 소개하고 사람들을 더 가깝게 만들고 싶어요.
그것이 저희가 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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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