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본선 직행 ‘9부 능선’에 올랐지만 당내에서는 경선 후 ‘원팀 기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이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캠프 간 갈등이 격화했던 데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변수가 될 수 있어서다.

이재명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4일 라디오에서 결선 투표 전망에 대해 “부·울·경 경선 현장에 가보니 ‘당내에서 다툼이 심해지고 모든 후보가 다 상처를 입는 모습이 너무 싫다’라는 (여당 지지자들의) 말씀이 많았다”며 “결선으로 가면 네거티브로 인해 더 많은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많은 분이 판단하고 계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지역 순회 경선은 오는 9일 경기 지역, 10일 서울과 3차 국민투표 발표를 남겨두고 있다.

이재명 캠프는 경선에서 최종 승리하더라도 최대한 높은 득표율로 이겨야 본선에서 여권 세력 전체를 끌고가는 데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박 의원은 “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의 문재인 후보 득표율인) 57% 되면 좋겠고, 그거보다 좀 더 나온다면 원팀되기에 좋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까지 이 지사의 누적 득표율은 54.90%다.

이 지사 측의 ‘원팀’ 고민은 경선 과정에서 이른바 ‘명낙 대전’ 등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이 벌어지며 감정의 골이 깊어진 영향이다. 이낙연 캠프 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지난달 30일 ‘경선 불복’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대장동 논란이 커지고 여론이 악화될 경우 다른 후보 캠프에서 경선 이후 ‘거리두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 캠프 소속인 한 의원은 “이러니저러니 해도 ‘될 사람’에게는 모이게 돼 있다”며 “최종 경선 득표율이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 측은 경선이 끝나면 캠프 인사들이 직함을 내려놓은 뒤 이낙연 캠프나 중립지대 의원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 의원은 “본선으로 가면서 (현 캠프 인사들이) 자리를 비켜주고, 다른 캠프에서 일하셨던 분이나 중립을 지킬 수밖에 없었던 분들을 새롭게 모시면 자연스럽게 원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캠프에서 다 그런(물러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