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4일 “1단계 미·중 무역합의 조건을 시행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중국에 광범위한 정책적 우려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이 대표는 “조만간 중국과 솔직한 대화를 하겠다”며 중국에 1단계 무역합의를 성실히 이행하라고 압박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타이 대표는 이날 오전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중 통상정책을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지 9개월 만이다.

타이 대표는 1단계 미·중 무역합의의 완전한 이행을 강조했다. 1단계 미·중 무역합의는 지난해부터 올해 말까지 중국이 에너지와 농업, 제조업 부문의 미국산 제품을 2017년보다 최소 2000억달러(약 237조원)어치 추가 구매하고 미국은 중국산 제품의 관세를 낮춘다는 게 핵심이다. 2년 동안 이어진 미·중 무역갈등 끝에 지난해 1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체결됐다. 그러나 미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중국의 미국 수출품 구입은 협정 목표치의 약 62%에 불과했다.

타이 대표는 “중국은 농업을 포함한 특정 미국 산업에 혜택을 주기로 약속했으며 우리는 이를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1단계 합의에서 다루지 않았던 중국의 국가 중심적이고 비시장적인 무역 관행에 심각한 우려를 계속 제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공정하고 개방적인 시장 조성을 위해 동맹 민주주의 국가들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적대적 정책과 관행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우리가 가지고 있거나 새롭게 개발하는 것을 포함해 모든 종류의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타이 대표는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되던 고율 관세를 면제하기 위해 표적관세 배제 절차를 도입한다는 내용도 발표했다. 앞서 트럼프 전 행정부는 2018년부터 3700억달러 규모 중국 상품에 고율 관세를 매겼다. 익명의 미 고위 관계자는 “면제 합의 절차가 지속되는 기간에는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의 대중 무역정책 목표가 “갈등을 고조하는 데 있지 않다”면서도 “(1단계 무역합의엔) 지켜지지 않은 약속들이 있으며 전반적으로는 합의 이행 결과가 엇갈린다”고 했다. 미국은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해 다시 논의하되 2단계 협정과 관련해선 언급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