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저동 대신증권 본사. /대신증권 제공
서울 저동 대신증권 본사. /대신증권 제공
내년 창사 60주년을 앞둔 대신증권의 역사는 숫자 ‘1’로 요약된다. 1979년 국내 증권사 중 첫 번째로 객장에서 주식시세를 분필로 적어놓던 칠판을 치우고 시세전광판을 설치했다. 이듬해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온라인 거래 시스템을 깔았다. 1997년에는 다른 증권사들보다 앞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내놓았다.

2021년 대신증권이 목표로 하는 새로운 역사는 ‘리츠(REITs) 넘버원 하우스’다. 부동산투자신탁을 뜻하는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소액으로 우량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다. 부동산 투자로 거둔 임대료 수익이나 매각차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한다.

대신증권은 2018년 1월 리서치센터에 해외부동산팀을 신설하고 같은 해 9월 미국 맨해튼 빌딩에 투자하는 등 해외 대체투자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2019년 그룹 내 부동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신자산신탁을 출범시키며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했다. 지난해 2월에는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본인가를 취득하며 리츠사업의 기반을 다졌다.

지난해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 주요국에 상장된 리츠에 투자하는 ‘대신 글로벌 리츠 부동산 펀드’, 배당성향이 높은 리츠와 부동산 공모펀드에 투자하는 ‘대신 밸런스 리츠펀드랩’ 등을 선보였다. 대신증권 측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운영이 가능한 대신만의 리츠 상품을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또 대신증권은 리츠 부문의 차별화된 자산관리(WM)솔루션을 제시하고자 ‘대신 리츠 전용 통합금융서비스’와 ‘부동산 리서치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대신 리츠 전용 통합금융서비스는 리츠투자를 처음 접하는 고객이 리츠를 더 쉽게 이해하고 투자에 활용할 수 있도록 리츠상품 현황, 리츠 투자정보, 리츠상품 주문, 리츠상품 청약 등 관련 서비스를 통합 제공한다.

투자금융(IB)부문도 주목받고 있다. 하반기 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 기업공개(IPO)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카카오페이와 LG에너지솔루션의 딜 규모(기업가치)는 각각 10조원과 100조원에 이른다. 대신증권은 이 같은 ‘메가 딜’ 이외에도 기술특례 상장·벤처기업 중심으로 한트윔, 지니너스, 엔켐, 애드바이오텍, 셀바이오휴먼텍 등의 주관사를 맡고 있다. 하반기 중 공모 진행을 통해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디지털 혁신을 위한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고 주식 투자에 관심이 많은 MZ세대를 위해 올 3월 비대면 계좌개설 절차를 간소화했다. 시간을 단축하고 오픈뱅킹을 통합했다.

대신증권은 이 같은 노력을 토대로 우수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2분기에는 순이익 3845억원으로 국내 증권업계 1위를 기록했다. 용산 나인원한남 분양 수익이 한꺼번에 반영된 덕분이다. 나인원한남은 대신증권이 2016년부터 5년에 걸쳐 공을 들인 사업이다. 대신증권의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878억원, 481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79.2%, 2562.2% 증가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