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2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2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신설 법인 'SK온'이 하이니켈 배터리에 이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LFP는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CATL 등이 생산 중으로 국내 배터리사들은 그간 채택하지 않던 것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과 SK온 지동섭 대표는 5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LFP 배터리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SK온은 현재 NCM(니켈·코발트·망간) 계열의 배터리를 생산 중이며 내년부터는 니켈 비중을 약 90%까지 높인 NCM9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이다. 여기에 LFP 배터리를 추가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NCM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거리가 길고 충전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니켈 등 주 원료 단가가 비싸고, 최근 이 배터리가 사용된 차량 화재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자 LFP 배터리 도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LFP는 NCM 배터리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은 단점이 있지만 비용이 저렴하고 열 안정성 면에서는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LFP 배터리로 에너지 다각화를 꾀하는 추세도 SK온이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테슬라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LFP를 주력 배터리로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니오(NIO)도 연내 LFP 탑재 제품 출시할 계획이다. BMW그룹 역시 LFP 발주 규모를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 대표는 "자동차 회사들이 LFP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며 "저가 자동차 같은 특정 용도로 개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과 지 대표는 "현재 미국의 배터리 용량은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미국의 배터리 공급 부족 현상이 오는 2025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EVE의 인산철(LFP) 배터리 [사진=EVE 홈페이지]
중국 EVE의 인산철(LFP) 배터리 [사진=EVE 홈페이지]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