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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증시 상장사인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화양녠(花樣年·Fantasia, 종목코드 01777)은 지난 4일 장 마감 직후 이날이 만기였던 2억600만달러(약 2400억원) 규모의 달러표시채권을 상환하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화양녠은 채무불이행 우려가 제기되면서 지난달 29일부터 홍콩거래소에서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이와 별도로 중국 부동산관리업체인 비구이위안서비스는 4일 화양녠 계열사 중 하나가 이날 만기였던 7억위안(약 1300억원)의 대출을 갚지 못했다고 밝혔다. 비구이위안서비스는 중국 1위 부동산개발업체인 비구위위안그룹의 계열사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에 화양녠의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4등급이나 강등했다. 신용등급 CCC 아래는 '투자 부적격(정크본드)'다. 이에 앞서 S&P도 지난달 29일 화양녠의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내렸다.
피치에 따르면 화양녠은 올해 말까지 총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의 외화표시채권, 10억달러(1조2000억원)의 위안화표시채권을 상환해야 한다.
화양녠은 매출 기준 중국 70위권의 부동산개발업체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 217억위안(약 3조9900억원), 순이익 9억위안(약 1600억원)을 올렸다. 2019년 대비 매출은 14%, 순이익은 11% 늘었다. 총부채는 812억위안(약 15조원)으로 부채비율이 80%에 육박한다.
화양녠의 거래 정지 직전 시가총액은 32억홍콩달러(약 4800억원)다. 헝다그룹에 이어 화양녠까지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중국 부동산 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