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플랫폼 굳힌 넷플릭스…한국, 글로벌 허브-하청기지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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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가세로 OTT 전쟁 본격화…"시장 명암 극명화"
잘 짜인 '오징어 게임' 한판승에 넷플릭스는 이 시대 가장 트렌디하고 가장 영향력 있는 메인 플랫폼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넷플릭스가 주는 창작 욕구 자극과 단시간에 가시적으로 확인되는 성과는 한국이 장차 콘텐츠 업계의 글로벌 허브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주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콘텐츠 생산 하청 기지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안긴다.
특히 다음 달에는 또 하나의 공룡 디즈니플러스가 국내에 출시될 예정으로, OTT 전쟁이 본격화하며 한국 콘텐츠 시장도 더 명확하게 그 기로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 "콘텐츠 시장에 긍정적 자극제…저작권은 장기적 숙제"
실패를 두려워 않는 넷플릭스의 과감하고 막대한 투자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이 가진 '동시성'은 재기발랄한 창작자들을 모두 집합시켰고 그들은 역량을 200% 발휘한 결과물을 내놨다.
'킹덤'부터 '인간수업', '스위트홈', 그리고 '오징어 게임'까지 기존 국내 플랫폼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장르와 소재들, 다양한 실험과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품들이 등장했다.
방송가에서도 넷플릭스의 영향력 확대가 한국 콘텐츠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5일 "OTT의 최고 장점은 전 세계를 동시에 하나로 묶어내는 것"이라며 "과거 '대장금'의 경우 작품을 만들고 해외 사업자와 협상해 그쪽에 케이블을 공수하고 작품을 변환하는 등 여러 과정을 거쳐 수출했다면 OTT는 '동시성' 덕분에 우리 콘텐츠 시장을 바로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자본이 결합하면서 넷플릭스는 매우 단기간에 주류 플랫폼으로 편입한 것은 물론 드라마틱한 성장을 할 수 있었다.
tvN '미스터 션샤인'에 430억 원을 투자하는 거침없는 선택과 '보건교사 안은영' 등 흥행을 떠나 마이너한 장르극에도 도전하는 정신이 결국 결실로 이어졌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도 "그룹 방탄소년단이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로 뻗어나간 현상과 유사하다"며 "방송사 중심의 독점적 유통 구조를 뺀, 세계로 뻗어나가는 유통망 덕분에 충분한 자본만 투자된다면 창작자들이 더 상상력을 펼칠 수 있고, 구현되면 바로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오징어 게임'이 공개되자마자 작품은 물론 주·조연 배우, 그리고 미술감독과 음악감독 등 제작진, 소품 하나하나까지 세계적으로 관심을 얻으면서 국내 모든 분야 창작자들에게 엄청난 동기를 부여했다.
우려되는 부분은 역시 저작권 등 계약 조건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넷플릭스의 장점은 이미 많이 발현되고 있고, 단점은 해당 플랫폼에 의지하는 부분이 늘면서 우리 시장이 종속될 우려가 있는 부분"이라며 "자생적으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콘텐츠 제작자들이 어떻게 넷플릭스와 동등한 입장에서 계약조건 등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김 평론가 역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장기적 측면에서 저작권 보호가 제대로 안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도 최근 인터뷰에서 엄청난 흥행에 따른 인센티브나 수익은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물론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져 '몸값'이 올라가기는 했지만 수익 배분의 불균형은 부인하기 어렵다.
'오징어 게임' 제작비는 약 200억 원으로 알려졌다.
흥행에 따른 수익은 모두 플랫폼이 가져가니 인기 해외 드라마들과 비교하면 이보다 가성비가 좋을 수 없다.
'한국은 싸고, 빠르게, 잘 만든다'는 말에 우리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 다음 달 디즈니플러스 가세…'가성비'에 뛰어드는 공룡들
또 하나의 글로벌 공룡 디즈니플러스가 다음 달 12일 국내에 출시된다.
구독료는 월 9천900원으로 결정됐다.
디즈니플러스에서는 '디즈니'(Disney), '마블'(Marvel), '픽사'(Pixar), '스타워즈'(Star Wars),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과 지역별 오리지널 콘텐츠가 포함된 '스타'(Star) 등 디즈니 핵심 브랜드의 영화·TV 프로그램 콘텐츠를 모두 만나볼 수 있어 짧은 시간 안에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유한 인기 작품들이 워낙 많고, 벌써 한국 오리지널 작품에 대한 소식도 속속 전해지고 있어 '넷플릭스보다 센 놈'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KT와 LGU+도 출시도 전에 이미 디즈니플러스와 손잡고 '띄우기'에 나섰다.
단기간에 주목되는 부분은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와 관계다.
제로섬이 될지 윈윈이 될지 의견이 엇갈린다.
공 평론가는 "수용자 연령층이나 콘텐츠의 폭으로 보면 디즈니가 훨씬 넓지만 넷플릭스가 다큐멘터리 등 콘텐츠 부분에서는 독보적 영역을 구축해놨기 때문에 둘 다 이용하는 사람도 꽤 증가할 것 같다.
물론 이용자의 갈림 현상도 생길 수 있지만, 초기에는 둘 다 보는 경우가 늘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 평론가는 "디즈니플러스가 판도를 바꾸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넷플릭스는 투자를 새롭게 하고 디즈니플러스는 있는 것을 가져오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며 "넷플릭스는 모험하지 않으면 죽는다고 얘기하는 회사고, 디즈니는 가진 걸 안정적으로 리메이크해도 되는 회사다.
둘은 확실한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가성비 좋은 한국 시장에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외에 HBO맥스 등도 론칭 움직임이 있다.
토종 OTT들이 좀처럼 '구작 서비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외 공룡들의 진입은 하청 기지와 글로벌 허브 기로에 선 국내 시장의 상황을 더욱 또렷하게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넷플릭스가 주는 창작 욕구 자극과 단시간에 가시적으로 확인되는 성과는 한국이 장차 콘텐츠 업계의 글로벌 허브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주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콘텐츠 생산 하청 기지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안긴다.
특히 다음 달에는 또 하나의 공룡 디즈니플러스가 국내에 출시될 예정으로, OTT 전쟁이 본격화하며 한국 콘텐츠 시장도 더 명확하게 그 기로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 "콘텐츠 시장에 긍정적 자극제…저작권은 장기적 숙제"
실패를 두려워 않는 넷플릭스의 과감하고 막대한 투자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이 가진 '동시성'은 재기발랄한 창작자들을 모두 집합시켰고 그들은 역량을 200% 발휘한 결과물을 내놨다.
'킹덤'부터 '인간수업', '스위트홈', 그리고 '오징어 게임'까지 기존 국내 플랫폼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장르와 소재들, 다양한 실험과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품들이 등장했다.
방송가에서도 넷플릭스의 영향력 확대가 한국 콘텐츠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5일 "OTT의 최고 장점은 전 세계를 동시에 하나로 묶어내는 것"이라며 "과거 '대장금'의 경우 작품을 만들고 해외 사업자와 협상해 그쪽에 케이블을 공수하고 작품을 변환하는 등 여러 과정을 거쳐 수출했다면 OTT는 '동시성' 덕분에 우리 콘텐츠 시장을 바로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자본이 결합하면서 넷플릭스는 매우 단기간에 주류 플랫폼으로 편입한 것은 물론 드라마틱한 성장을 할 수 있었다.
tvN '미스터 션샤인'에 430억 원을 투자하는 거침없는 선택과 '보건교사 안은영' 등 흥행을 떠나 마이너한 장르극에도 도전하는 정신이 결국 결실로 이어졌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도 "그룹 방탄소년단이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로 뻗어나간 현상과 유사하다"며 "방송사 중심의 독점적 유통 구조를 뺀, 세계로 뻗어나가는 유통망 덕분에 충분한 자본만 투자된다면 창작자들이 더 상상력을 펼칠 수 있고, 구현되면 바로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오징어 게임'이 공개되자마자 작품은 물론 주·조연 배우, 그리고 미술감독과 음악감독 등 제작진, 소품 하나하나까지 세계적으로 관심을 얻으면서 국내 모든 분야 창작자들에게 엄청난 동기를 부여했다.
우려되는 부분은 역시 저작권 등 계약 조건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넷플릭스의 장점은 이미 많이 발현되고 있고, 단점은 해당 플랫폼에 의지하는 부분이 늘면서 우리 시장이 종속될 우려가 있는 부분"이라며 "자생적으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콘텐츠 제작자들이 어떻게 넷플릭스와 동등한 입장에서 계약조건 등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김 평론가 역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장기적 측면에서 저작권 보호가 제대로 안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도 최근 인터뷰에서 엄청난 흥행에 따른 인센티브나 수익은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물론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져 '몸값'이 올라가기는 했지만 수익 배분의 불균형은 부인하기 어렵다.
'오징어 게임' 제작비는 약 200억 원으로 알려졌다.
흥행에 따른 수익은 모두 플랫폼이 가져가니 인기 해외 드라마들과 비교하면 이보다 가성비가 좋을 수 없다.
'한국은 싸고, 빠르게, 잘 만든다'는 말에 우리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 다음 달 디즈니플러스 가세…'가성비'에 뛰어드는 공룡들
또 하나의 글로벌 공룡 디즈니플러스가 다음 달 12일 국내에 출시된다.
구독료는 월 9천900원으로 결정됐다.
디즈니플러스에서는 '디즈니'(Disney), '마블'(Marvel), '픽사'(Pixar), '스타워즈'(Star Wars),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과 지역별 오리지널 콘텐츠가 포함된 '스타'(Star) 등 디즈니 핵심 브랜드의 영화·TV 프로그램 콘텐츠를 모두 만나볼 수 있어 짧은 시간 안에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유한 인기 작품들이 워낙 많고, 벌써 한국 오리지널 작품에 대한 소식도 속속 전해지고 있어 '넷플릭스보다 센 놈'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KT와 LGU+도 출시도 전에 이미 디즈니플러스와 손잡고 '띄우기'에 나섰다.
단기간에 주목되는 부분은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와 관계다.
제로섬이 될지 윈윈이 될지 의견이 엇갈린다.
공 평론가는 "수용자 연령층이나 콘텐츠의 폭으로 보면 디즈니가 훨씬 넓지만 넷플릭스가 다큐멘터리 등 콘텐츠 부분에서는 독보적 영역을 구축해놨기 때문에 둘 다 이용하는 사람도 꽤 증가할 것 같다.
물론 이용자의 갈림 현상도 생길 수 있지만, 초기에는 둘 다 보는 경우가 늘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 평론가는 "디즈니플러스가 판도를 바꾸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넷플릭스는 투자를 새롭게 하고 디즈니플러스는 있는 것을 가져오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며 "넷플릭스는 모험하지 않으면 죽는다고 얘기하는 회사고, 디즈니는 가진 걸 안정적으로 리메이크해도 되는 회사다.
둘은 확실한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가성비 좋은 한국 시장에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외에 HBO맥스 등도 론칭 움직임이 있다.
토종 OTT들이 좀처럼 '구작 서비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외 공룡들의 진입은 하청 기지와 글로벌 허브 기로에 선 국내 시장의 상황을 더욱 또렷하게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