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플릭스 '오징어게임'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오징어게임' 포스터
"'오징어게임'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한국어를 배워라."

유명 매거진 에스콰이어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자막 오역 논란을 전하면서 밝힌 해결책이다.

'오징어게임'의 세계적인 인기와 함께 "영어 자막이 원래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외 유명 매체에서도 앞다퉈 '오징어게임' 오역 논란을 지적하는 가운데 넷플릭스가 5일 "한국어 대사의 의미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넷플릭스 측은 "회원들에게 최상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오징어게임' 영문 자막에 대한 의견을 유심히 경청하고 있다"면서 이와 같은 입장을 전했다.

넷플릭스는 190여 개국에서 2억900만 개의 유료 멤버십을 보유한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다. 회원들은 TV 시리즈, 다큐멘터리, 장편 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여러 언어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오징어게임'이 공개된 후 한국어 번역이 엉터리로 됐다는 지적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사진=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스틸
사진=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스틸
영국 BBC는 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서 불거지고 있는 '오징어게임' 오역 논란을 전하면서 "부실한 자막이 영어를 사용하는 시청자들에게 '오징어게임'의 의미를 바꿔 전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스콰이어 역시 4일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은 완전히 다른 쇼가 있다'면서 잘못 번역된 자막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리즈를 제대로 관람하지 못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며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의 주요 측면을 실제로 소개할 기회도 놓쳤다"는 의견을 더했다.

오역 논란의 시작은 한국어에 능통한 코미디언이자 인플루언서인 영미 마이어(Youngmi Mayer)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원래 대사는 잘 쓰여져 있지만, (자막에서) 이에 대한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적은 글을 소개하면서 "번역이 엉망으로 됐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사진=영미 마이어 트위터 캡처
/사진=영미 마이어 트위터 캡처
영미 마이어는 이와 함께 자신의 틱톡 계정을 통해 잘못 번역된 장면들을 공개하고, 본래의 의미를 설명하기도 했다. 극 중 한미녀(김주령)가 등장하는 장면을 예로 들며 "뭘봐"라는 대사가 "저리 가"(Go away)로 번역된 점 등이 극의 갈등 분위기와 한미녀의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한미녀가 "내가 공부를 안 해서 그렇지 머리는 장난 아니라니까"라면서 자신을 부각하려는 대사가 영어 자막으로는 "난 천재는 아니지만 해낼 수 있어"(I'm not a genius, but I still got it worked out)라고 번역됐다고 전했다.

영미 마이어의 글에 '오징어게임' 팬들이 댓글을 달면서 "자막이 정확하지 않아 새로운 언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나와 룸메이트가 노트북 두 대를 놓고 '오징어 게임'을 봤는데 우리의 영어 자막이 달랐다"며 "차이점들이 미묘했지만 마치 다른 작품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댓글을 달았다.

'오빠'라는 대사는 '올드 맨'(old man)으로, '아주머니'라는 대사는 '할머니'(grandma)라고 번역됐는데, 이는 한국 특유의 호칭을 적절하게 표현해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오징어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을 놓고 참가자들이 목숨을 걸고 펼치는 게임을 담은 작품.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이 마지막 인생의 기회로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전하면서 세계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전까지 가장 히트작이었던 '브리저튼'을 제치고 '오징어게임'이 1위가 되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OTT 순위 전문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의 집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순위 집계가 이뤄지는 83개국 모두에서 정상에 이름을 올리는 괴력을 과시했다. 9월 17일 공개 이후 9월 23일 1위에 오른 뒤 12일째 '톱 10 TV 프로그램' 부문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