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준 기자
김범준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하태경 의원(사진)은 “노동시장이 유연해야 고용의 총량이 늘어난다”며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노동시장 유연화’ 조치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최근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선 “‘제2의 LH(한국토지주택공사) 투기’ 사태가 되고 있다”며 “여당 전통 지지층은 몰라도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은 더불어민주당을 외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하 의원은 “부동산 불로소득과 투기꾼을 벌레 보듯 혐오해 왔던 이재명 경기지사가 투기꾼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던 실상이 드러난 것”이라며 “이 지사가 특별검사를 통한 수사를 거부할수록 정치적으로 곤란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지사의 공직선거법 무죄를 위해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과 권순일 전 대법관이 재판 거래를 했다는 의혹에는 “투기나 뇌물 부패 사건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대법관의 재판 거래 혐의는 법치국가에서 일어날 수 없는 초유의 사건”이라며 “정치권에 더 큰 핵폭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 의원은 “김 전 부국장은 대법원에서 이 지사의 공직선거법 관련 무죄 혐의가 확정되면 ‘제2의 대장동’과 같은 사업 기회를 또 가질 수 있다고 기대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내 경선으로 화제를 돌리자 하 의원의 목소리 톤이 올라갔다. 그는 ‘본선 무대에 올라갈 자신이 있냐’는 질문에 “토론회가 거듭되면서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며 “당원들 사이에서 4강전에 ‘하태’(하 의원의 별칭)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퍼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8일 2차 컷오프를 통해 대선 경선 후보를 8명에서 4명으로 압축한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후보는 안정권에 있으며 하 후보를 비롯해 안상수·원희룡·최재형·황교안 등 5명의 후보가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하 후보는 본인의 강점을 묻는 질문엔 “그 어느 정치인보다 좌우 양극단에 맞서 왔다”며 “국민의 상식적인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되면 꼭 하고 싶은 공약을 하나 꼽아달라고 하자 주저 없이 “노동시장 유연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경직되면 고용을 최소화하려 하고, 유연해지면 최대 고용을 하려는 게 기업의 생리”라며 “‘쉬운 고용’을 위해선 ‘쉬운 해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고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윤 후보와 홍 후보를 향한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윤 후보를 향해선 “TV 토론회를 보면 아직 미숙한 면은 있지만 빠른 속도로 좋아지고 있다”면서도 “캠프에서 계속 실수가 나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홍 후보에 대해선 “정무적 감각은 뛰어나지만 조금만 파고들면 부실이 드러난다”며 “과거 논란이 됐던 막말, 욕설은 고쳤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도지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좌동욱/성상훈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