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 주유엔 북한대사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미국 정부의 아이티 이주민 강제송환을 거론하고 “미국이 말끝마다 떠들어대는 인권모범국의 실상”이라고 비꼬았다. 반면 중국 당국의 주도하에 치러진 홍콩 선거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적 발전”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북한 외무성은 5일 홈페이지에 글을 공개하고 “얼마 전 미국 국경순찰대원들이 아이티 주민들에게 채찍을 휘두르면서 그들을 본국으로 강제송환 하는 동영상과 이주민들의 비참한 생활 형편을 보여주는 자료가 공개돼 국제적으로 커다란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경순찰대원들의 행동은 개별적 인물들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부패한 미국 사회가 낳은 응당한 결실”이라며 “'인권의 등대'를 자처하는 미국이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 날을 세운 북한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시행 이후 진행된 첫 선거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했다. 북한 외무성은 최은 조중민간교류협회 회원 명의로 올린 글에서 “홍콩의 민주주의적 발전을 위한 담보”라며 “홍콩의 미래가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몇 년간 홍콩에서는 외부세력과 결탁한 불순분자들에 의해 홍콩 사회의 발전과 안정, 중국의 주권과 안전이 엄중히 위협당했다”며 “이번 선거는 중국의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중국 당과 정부의 '한 나라, 두 제도'(일국양제) 방침에 따라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보장하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인권 외교’를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계속해서 미국을 향해 역으로 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지난달 2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미국이 우리 공화국을 공산국가 비시장 경제국으로 규정하고 인권 문제, 대량살육무기 전파, 테러 지원, 종교 탄압, 자금 세탁 등 부당한 용어 밑에 정치 경제 무역관계 수립을 제도적 법률적으로 완전 차단하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