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신설법인 SK온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배터리에서 상품을 다양화해 신규 수주를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과 지동섭 SK온 사장은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저가 전기차를 위한 용도로 LFP 배터리 생산을 검토 중”이라며 “완성차 업체들이 LFP 배터리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코발트 대신 철을 이용하는 LFP 배터리는 NCM 배터리보다 가격이 20~30% 낮고 안정성이 높다. 반면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큰 단점 때문에 그동안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주로 생산했다. 최근 삼원계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LFP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저가의 소형 전기차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다. 다만 LFP 배터리도 화재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롭진 않다.

김 사장은 “미국에선 2025년까지 배터리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셀 공장을 짓기 위해선 공장 부지 선정부터 건설, 제품 시험생산 등 30개월의 시간이 필요해서다. 그는 “중국에선 배터리가 공급 과잉, 유럽에선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SK온은 포드와 미국에 배터리 공장 3개를 추가로 짓고 2025년부터 연 150GWh의 배터리를 양산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니켈을 활용한 사원계, 전고체 배터리 개발 등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량이 한정된 상황에서 LFP 배터리 가격이 낮은 탓에 양산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