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뉴욕증시가 4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약세를 보였다.

이날 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56.58포인트) 떨어진 4300.46, 다우지수는 0.94%(323.54포인트) 하락한 34,002.92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2.14%(311.21포인트) 밀린 14,255.49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지수가 하루 만에 2% 이상 하락한 것은 최근 한 달여 사이 세 번째다. ‘공포지수’로 통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8.56% 뛴 22.96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하락폭을 키운 주요 원인으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꼽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연합체인 OPEC+는 이날 회의를 열고 다음달에도 현재 증산(하루 40만 배럴) 속도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추가 증산 기대가 어그러지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 인플레이션 우려에 불이 붙었다.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자 미 국채금리는 올랐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연 1.5%를 넘겼다가 연 1.481%로 마감했다.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돼 나스닥지수의 하락폭을 키웠다.

이달부터 미 증시 주요 상장사의 올해 3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지만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가 이어졌던 지난 상반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기업들의 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앞서 미 생활용품업체 베드배스앤드비욘드는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문제로 최근 분기(6~8월) 실적이 시장 추정치에 미치지 못하는 ‘어닝쇼크’를 냈다고 발표했다. 월가에서는 비슷한 처지에 놓인 기업들이 더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리 상승에 따른 달러 강세도 미 기업들의 실적에는 악재다. 이날 달러인덱스(세계 주요 통화 대비 미 달러의 가치)는 장중 94를 넘겼다. 올 하반기 들어 꾸준히 상승세다. 강(强)달러 국면에서는 미 기업들의 해외 실적이 악화된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매출 중 40%가 미국 외 지역에서 나오기 때문에 달러 강세가 기업 실적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찮을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