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모니터링의 절대 강자 '데이터독'
소프트웨어 기업 데이터독(DDOG)의 로고에는 사명과 같이 ‘개 그림’이 그려져 있다. 비츠(Bits)라는 이름의 개 한 마리가 어딘가에서 찾아낸 사진 문서를 입에 문 채 들고온 모습이다. 이 그림 한 장에 데이터독이 추구하는 사업 방향이 집약돼 있다.

정보기술(IT) 데이터에 대한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회사라는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데이터독은 고객의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환경 및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찰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오류를 대비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꾸준히 개선되는 수익성


세계 소비자들은 여러 개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어도 데이터독 서비스를 통해 통합 관리할 수 있다. 개발팀과 운영팀의 협업도 더욱 쉬워졌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기존에는 모든 오류 상황을 확인하고 관계자를 파악·소집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데이터독을 통하면 실시간으로 오류를 감지하고 기록할 수 있다. 그만큼 발빠른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데이터독은 2021년 2분기 매출이 2억3355만달러(약 277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금액이다. 영업이익률은 13%로, 전년 동기에 비해 2%포인트 늘어났다. 시장에서는 데이터독의 수익성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1년 2분기 연평균 계약액이 1000달러 이상인 고객도 총 1610건 늘어 전년에 비해 59% 증가했다.

데이터독의 2021년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 늘어난 최대 2억4800만달러로 추정된다. 권윤구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데이터독에 대해 “경쟁사 대비 높은 매출 증가율을 자랑하고 있다”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보안 등 관련 생태계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확대로 향후 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IT 모니터링의 절대 강자 '데이터독'

“개발과 운영 마찰 없애자”


데이터독은 2010년 미국 뉴욕에서 탄생했다. 프랑스 국적의 올리비에르 포멜 최고경영자(CEO)와 알렉시스 르콕에 의해서다. 두 사람은 원래 온라인 교육용 소프트웨어 기업인 와이어리스제너레이션에서 근무한 동료 직원이었다. 폭스뉴스를 갖고 있는 뉴스코퍼레이션이 당시 이들의 직장을 인수한 뒤 두 사람은 의기투합하며 “직접 창업해 우리만의 사업을 펼쳐보자”고 마음먹었다.

마침 두 사람이 창업하고 싶어 한 아이템은 딱 한 가지로 의견이 모였다. 포멜은 “개발자와 시스템 관리팀은 종종 서로 상반된 목표를 갖고 일할 수밖에 없는데, 이들의 마찰을 줄일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클라우드 인프라 모니터링 서비스를 구상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창업 이후 데이터독은 빠르게 성장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레드햇 오픈시프트, VM웨어, 오픈스택 등을 포함한 다양한 업체로 고객사를 늘려나갔다.

2015년엔 몰타르 데이터(Mortar Data)를 인수해 몰타르 직원들과 데이터 분석 능력을 데이터독 플랫폼에 흡수했다. 같은 해 프랑스 파리에 연구개발센터도 세웠다. 2016년엔 성장팀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 뉴욕시 본사 건물을 뉴욕타임스빌딩 전체 층으로 옮겼고, 직원 수는 당시 한 해 동안 두 배로 증가했다. 이듬해 데이터독은 APM 베타 버전을 시중에 공개했다. 처음으로 풀스택 모니터링 서비스를 탑재한 제품이었다.

데이터독은 2018년 마덤보(Madumbo), 2020년 언디파인드랩스(Undefined Labs) 인수에 이어 올해도 두 건의 인수를 발표하며 클라우드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한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앱 보안 솔루션 업체인 ‘스크린(Sqreen)’과 데이터 파이프라인 플랫폼 벡터(Vector)의 개발사인 ‘팀버테크놀로지(Timber Technologies)’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IT 모니터링의 절대 강자 '데이터독'

시스코 인수 제안도 거절


실시간 데이터 통합 플랫폼으로 출발한 데이터독은 이처럼 끊임없는 개발과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2012년 인프라 모니터링, 2017년 APM(앱 성능 관리), 2018년 실시간 로그 수집 및 관리 서비스 등에 진출했다. 특히 APM 분야에서 동급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선두주자다. APM 경쟁사로는 나지오스, 자빅스 등 170여 곳이 있다. 고객정보 분석업체 슬린텔에 따르면 데이터독의 APM 시장 점유율은 14.26%에 달한다.

포멜은 데이터독의 성장 가능성을 알아본 글로벌 기업이 내민 인수 제안도 거절했다. 데이터독은 2019년 9월 미국 나스닥에 주당 27달러로 데뷔해 상장 첫날 주가가 40% 급등했다. 당시 시가총액은 78억달러 수준이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데이터독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몇 주간 시스코로부터 최소 70억달러 이상의 인수 가격으로 합병을 제안받았으나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시장에선 이를 두고 글로벌 네트워크 기업인 시스코가 데이터독의 기술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상당했다는 점, 데이터독은 시스코의 인수 제안 금액이 전혀 아쉽지 않을 만큼 공모 자금 확보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점 등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21년 9월 데이터독의 시가총액은 457억3000만달러를 돌파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