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ITSM 기업 서비스나우, 하이브리드 근무시대의 강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사인 서비스나우(NOW)는 정보기술(IT) 서비스를 관리·지원하는 IT서비스관리(ITSM)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 방식으로 제공하는 회사다.

서비스나우는 글로벌 2000기업(G2K)의 42%가 사용하는 세계 1위 ITSM 소프트웨어기업이다. 프레드 루디가 2003년 설립한 회사다.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있다.

ITSM은 무엇인가


서비스나우의 주력인 ITSM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여러 IT 서비스를 관리·제공하는 솔루션이다. 서비스나우는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Now Platform)을 구축해 다양한 업무 자동화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단순 업무부터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예측 및 해결책 도출 기능 등을 제공한다. 웹에서뿐만 아니라 모바일을 통한 업무 기능을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 팀즈와도 연동된다.
<서비스나우 제품>
<서비스나우 제품>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중에서도 ITSM은 고성장이 기대되는 산업으로 꼽힌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전 세계에서 업무 자동화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 전 세계 기업 대부분이 사무실 근무를 본격 재개하게 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에도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가 혼합된 ‘하이브리드형’ 근무가 대세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럴 경우 ITSM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게 된다.

IT 업무가 클라우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서비스나우의 미래 기대 요인으로 △기업의 IT 업무 자동화 수요 확대 △미국 정부의 IT 시스템 클라우드 전환 가속화를 꼽았다. 클라우드 ITSM 수요가 늘어나면 1위 기업인 서비스나우가 가장 대표적인 수혜 기업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깜짝실적 이어가


서비스나우는 2021년 7월 2분기(4~6월) 실적을 발표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의 추정치를 뛰어넘는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냈다는 평가다. 서비스나우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늘어난 14억9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구독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분기 구독 매출은 13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늘었다. 구독 cRPO(12개월 내 매출로 인식되는 계약의 가치)는 34% 증가한 47억달러였다. 서비스나우 측은 “고객사 6900여 곳 중 80%가 미국 경영전문지 포천 선정 500대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고객사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연간계약규모(ACV)가 100만달러 이상인 계약 수는 2분기 기준 1201개로 지난 1분기보다 59곳 늘었다. 100만달러 이상 ACV 계약의 평균 금액은 350만달러로 2019년 2분기(290만달러)보다 20% 이상 증가하며 양과 질 모두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기존 고객의 계약갱신율은 97%로 고객 충성도도 매우 높다. 과거 분기 계약갱신율 최고치는 99%에 달했다.

서비스나우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조정 기준)은 1.42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23달러)보다 늘어났다. 영업이익률은 25%, 잉여현금흐름 마진은 19%로 집계됐다.
< 서비스나우의 순이익과 주당순이익(EPS)  추이>
자료: 서비스나우
< 서비스나우의 순이익과 주당순이익(EPS) 추이> 자료: 서비스나우
해외로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서비스나우는 올 2분기에 유럽 매출 비중이 27%까지 뛰었다. 지난 분기보다 2%포인트 확대됐다. 북미 지역 비중은 63%였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를 비롯한 기타 국가 비중은 10%였다.

서비스나우는 기존에 제시했던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하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회사는 올해 구독 매출 전망치를 55억3000만~55억4000만달러로 높였다. 지난해보다 29% 늘어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다. 기존 가이던스보다 7300만달러 늘려 잡은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24.5%로 예상했다. 잉여현금흐름 마진 예상치는 31%다.

김재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는 미국 정부를 대상으로 한 계약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깜짝 실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는 IT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라 서비스나우의 수주 기회가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높은 기대 충족 여부가 관건


서비스나우 주가는 최근 600달러 중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말 서비스나우 주가는 550.43달러였다. 주가가 뛰면서 주가수익비율(PER) 등이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에 올랐다는 지적도 시장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서비스나우가 깜짝 실적을 이어가며 시장 기대가 한껏 높아진 상태에서 이를 충족시킬 만한 결과가 하반기에도 나올 수 있을지 관건이다. 하반기에 대기업, 정부 등 우량 고객을 얼마나 확보·유지할지 여부가 시장의 관심사다.
<서비스나우의 최근 5년 주가>
<서비스나우의 최근 5년 주가>
경쟁사 추격도 경계 요인이다. 다른 SaaS 기업이 클라우드 ITSM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비스나우도 외연 확대에 나섰다. 서비스나우는 최근 나우플랫폼의 최신 버전인 ‘로마’를 발표했다.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에 최적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앞서 실내 매핑·길찾기 회사인 맵와이즈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