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사이버 보안업계 강자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 활성화, 연이은 대규모 해킹 사태로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이버보안 기술은 누구나 인터넷에 연결되고 모든 사물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그 어떤 산업보다 우선적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는 산업이다. 사이버보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자동차 등 어떤 신기술도 완성될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빅테크 기업들도 잇따라 사이버보안을 강조하면서 관련 종목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사이버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WD)는 2021년 2분기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데 이어 코로나19 이후에도 구조적 성장세를 이어갈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다수 기업이 사이버보안 산업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서도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어 국내외 증권업계에서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승자로 크라우드스트라이크를 지목하는 이들이 많다.

○9개 분기 연속 실적 서프라이즈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최근 아홉 차례 실적 발표에서 모두 기존에 제시했던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가이던스 상단을 웃도는 성과를 내놨다. 2021년 2분기 매출은 3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0% 늘어났다. EPS는 0.11달러를 기록했다. 매출과 EPS는 각각 시장 추정치를 4.5%, 26.1% 웃돌았다. 구독 고객도 1만3000곳으로 작년 대비 81% 증가했다. 재구독률 역시 120%로 양호했다는 평가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빠른 성장세는 고객 수 증가에서도 알 수 있다. 2017회계연도 기준 고객 수는 450곳에 불과했지만 2021년 현재는 8400곳을 웃돈다. 약 4년 동안 1770% 증가했다.

기존 고객 이탈률은 2% 내외로 유지되고 있다. 서비스를 이용해본 고객의 98%는 재계약을 한다는 얘기다.

○점점 더 중요해지는 사이버보안 강화
사이버보안은 코로나19 이후 중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 2021년 들어선 미국 정부도 나섰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5월 사이버보안 기준을 강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공적 영역에서의 사이버보안을 강화했다. 또 최근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애플,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와 금융회사, 기간산업 관련 업체 최고경영자(CEO)를 백악관에 불러 회의를 열고 사이버보안에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MS, 구글, 애플 아마존 등 기업들도 사이버보안 강화와 관련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화답했다. 구글은 5년간 100억달러, MS는 5년간 200억달러 등을 사이버보안에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애플도 공급망 보안 강화 조치를 내놨다.

현재 미국 내에서만 50만 명에 육박하는 사이버보안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단기적으로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같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활용한 보안 기업과의 협업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사이버보안 산업의 선두 위치
사이버보안 산업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어떤 기업이 최후에 살아남을 것이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보안 플랫폼 ‘팰컨’은 업종 내에서 기술적 경쟁 우위를 갖춘 상품으로 평가된다. 오늘날 가장 정교하고 강력한 차세대 보안 플랫폼으로 꼽힌다.

팰컨은 외부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인공지능, 머신러닝, 그래프 데이터베이스 기술 등을 활용한다. 그래프 데이터베이스는 방대한 데이터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데이터 관리 기술로,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이 기술을 사용해 수백만 개의 엔드포인트로부터 만들어진 약 4조 개의 보안 이벤트를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또 팰컨은 커널 기반으로 만들어진 경량화된 보안 플랫폼으로 다른 보안 업체에서 쫓기 힘든 기술적 우위를 통해 진입장벽을 형성하고 있다. 그래프 데이터베이스 기술과 경량화된 에이전트 기술은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부문이다. 업계에서는 최소 5년 동안 팰컨에 대응할 수 있는 사이버보안 상품이 등장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사이버 보안업계 강자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밸류에이션 부담?…구조적 성장에 주목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2020년 3월 코로나19 폭락장에서 주가가 3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240달러를 웃돌며 거래되고 있다. 1년 반 만에 주가가 여섯 배 뛴 것이다.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부담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구조적 성장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2022년 주가매출비율(PSR·주가/주당 매출액)은 46배로 높게 책정돼 있다. 2022년 PSR은 지스케일러 47배, 옥타 36배, 클라우드플레어 52배 등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실적 성장세를 같이 보면 다른 평가가 나온다. 내년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매출 증가율은 6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경쟁사 평균은 40%에 불과하다.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멀티플 부담에도 실적의 구조적 성장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도 투자 위험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성장주인 만큼 성장세가 주춤하는 시그널이 나타날 경우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 사이버보안 시장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경쟁자가 유입되기 때문에 경쟁우위를 빼앗길 가능성도 없지 않다. MS, VM웨어, 팔로알토네트웍스 등 대기업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사이버보안 관련 기업을 인수해 빠르게 성장시키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에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설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