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소 대장주 린데...‘생산·저장·유통·판매’ 전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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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시대를 준비하는 기업엔 여러 종류가 있다. 수소를 생산하는 기업, 수소탱크를 만드는 기업, 수소를 유통하고 판매하는 기업, 수소를 이용한 차량을 만드는 기업까지 다양하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혼자 하는 기업도 있다. 글로벌 1위 산업용 가스 기업이자 수소 대장주인 린데(LIN) 이야기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린데는 세계 유일의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 수소 업체다. 수소 생산부터 저장·운송·유통·충전 등 수소 밸류체인 내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 세계에 200개 수소충전소와 80개 수소 전기분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효성중공업과 세계 최대 액화수소 공장을 짓고 있다.
○하락장 역주행하는 주가
린데 주가는 2016년 초부터 우상향을 이어가고 있다.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과 금리 인상 논의가 시작된 연초 이후(1월 1일~10월 5일)에도 15.08% 올랐다. 최근 1년 주가 상승률은 28.33%, 최근 5년 상승률은 150.59%를 기록하고 있다. 단기 급등하진 않지만 꾸준하게 시세를 내고 있다. 주가 상승 비결은 지속적인 성장과 주주친화정책이다. 린데는 2020년 영업이익 33억2200만달러(약 3조90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1년 영업이익은 68억3700만달러(약 8조원)로 두 배 넘게 늘어나고, 2023년엔 8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주친화정책도 강화하고 있다. 린데는 2019년 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48억6200만달러(약 5조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연간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한 것이다. 2023년까지 50억달러(약 5조8000억원)를 추가로 매입한다.
시가 배당률 기준 1.5%의 배당금도 지급한다. 배당성향이 50~60% 수준인데, 매년 배당금을 5~10%씩 늘리고 있다. 2020년 주당 연간 배당금은 3.852달러였다. 2021년엔 전년보다 10.1% 증가한 4.24달러를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은 매년 네 차례 지급하는 분기 배당제를 채택하고 있다. ○140년간 기술혁신 주도
린데는 1879년 독일 공학자인 칼 본 린데(Carl von Linde)가 창립했다. 처음 맥주용 냉장고를 파는 기업으로 출발했다. 이후 1895년 공기를 냉각해 액화시키는 방법을 개발했고, 1902년에는 공기에서 산소를 분리해 액화산소를 만드는 수준까지 기술을 발전시켰다. 액화산소를 산업용으로 대량 생산한 것은 린데가 처음이었다.
액화산소를 기반으로 린데는 급성장했다. 1907년 미국에 공장을 설립해 큰 성공을 거뒀다. 동시에 각종 산업용 가스 사업에 진출하면서 사업의 기틀을 다졌다. 수소기술 연구를 시작한 것도 1906년 무렵이다. 2차 세계대전 기간에는 나치로부터 전략기업으로 지정돼 미사일 등의 무기와 강제수용소 가스실을 건설하는 데 동원됐다.
2차 세계대전 기간 린데의 미국 공장은 미국 정부에 압류돼 군용 공장으로 사용됐다. 세계 첫 번째 원자폭탄을 만드는 데 사용된 우라늄이 미국 뉴욕주 토나완다에 있는 린데 공장에서 생산됐다. 2차 세계대전 기간 생산시설이 대부분 파괴됐지만, 서독의 경제발전으로 산업용 가스와 산소 수요가 급증하면서 린데의 사업도 빠르게 정상화됐다.
1955년에는 세계에서 첫 번째로 핵발전소를 건설했다. 1964년에는 서독에 세계 최대 액화산소 공장을 세웠고, 1970년에는 미국에 세계 최대 암모니아 합성 공장을 지었다. 이후 사업 확장과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렸다. 2018년에는 미국 프렉스에어와 합병하면서 세계 최대 산업용 가스 기업이 됐다. 현재 산소, 질소, 이산화탄소, 헬륨, 아르곤 등 산업용 가스를 다양한 산업군에 공급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은 수소
미래 먹거리인 수소 시장도 선점하고 있다. 산업용 가스로 벌어들이는 안정적인 이익을 수소에 투자하면서 성장하는 구조다. 린데의 매출 비중은 제조업 정유화학 철강금속 등 경기민감 업종이 60%, 헬스케어 음식료 전기전자 등 수요가 지속적인 업종이 40%다. 전체 매출 가운데 10~20년 단위 장기계약이 22%에 달한다.
수소 기업으로서의 장점은 규모와 기술력이 세계 최고라는 것이다. 린데는 세계에서 200개의 수소충전소를 운영하고 있고, 보유한 수전해 수소 공장도 80개가 넘는다. 수전해란 물을 전기분해해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말한다. 플랜트 구축 경험이 풍부해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에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수소 사업에도 관여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효성화학 울산 용연공장 부지에 세계 최대 액화수소플랜트 공장을 착공했다. 2023년부터 효성중공업과 한국에 연간 1만3000t의 액화수소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2020년 10월에는 영국 수전해 기업인 ITM파워 지분 20%를 인수하고 조인트벤처(JV)를 설립했다.
프랑스 열차제조업체 알스톰과는 세계 최초 수소열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알스톰이 개발한 14대의 수소열차가 독일에서 공식 운행된다. 린데는 열차용 수소충전소 건설과 수소 공급을 맡았다.
수소경제의 궁극적 연료인 그린수소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수소란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분해해 만든 수소를 가리킨다. 그린수소는 비용의 80%가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기생산 비용이다. 린데는 재생에너지 공급사를 미리 확보하는 방식으로 그린수소의 원가를 낮추고 있다.
박의명 기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린데는 세계 유일의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 수소 업체다. 수소 생산부터 저장·운송·유통·충전 등 수소 밸류체인 내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 세계에 200개 수소충전소와 80개 수소 전기분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효성중공업과 세계 최대 액화수소 공장을 짓고 있다.
○하락장 역주행하는 주가
린데 주가는 2016년 초부터 우상향을 이어가고 있다.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과 금리 인상 논의가 시작된 연초 이후(1월 1일~10월 5일)에도 15.08% 올랐다. 최근 1년 주가 상승률은 28.33%, 최근 5년 상승률은 150.59%를 기록하고 있다. 단기 급등하진 않지만 꾸준하게 시세를 내고 있다. 주가 상승 비결은 지속적인 성장과 주주친화정책이다. 린데는 2020년 영업이익 33억2200만달러(약 3조90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1년 영업이익은 68억3700만달러(약 8조원)로 두 배 넘게 늘어나고, 2023년엔 8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주친화정책도 강화하고 있다. 린데는 2019년 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48억6200만달러(약 5조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연간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한 것이다. 2023년까지 50억달러(약 5조8000억원)를 추가로 매입한다.
시가 배당률 기준 1.5%의 배당금도 지급한다. 배당성향이 50~60% 수준인데, 매년 배당금을 5~10%씩 늘리고 있다. 2020년 주당 연간 배당금은 3.852달러였다. 2021년엔 전년보다 10.1% 증가한 4.24달러를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은 매년 네 차례 지급하는 분기 배당제를 채택하고 있다. ○140년간 기술혁신 주도
린데는 1879년 독일 공학자인 칼 본 린데(Carl von Linde)가 창립했다. 처음 맥주용 냉장고를 파는 기업으로 출발했다. 이후 1895년 공기를 냉각해 액화시키는 방법을 개발했고, 1902년에는 공기에서 산소를 분리해 액화산소를 만드는 수준까지 기술을 발전시켰다. 액화산소를 산업용으로 대량 생산한 것은 린데가 처음이었다.
액화산소를 기반으로 린데는 급성장했다. 1907년 미국에 공장을 설립해 큰 성공을 거뒀다. 동시에 각종 산업용 가스 사업에 진출하면서 사업의 기틀을 다졌다. 수소기술 연구를 시작한 것도 1906년 무렵이다. 2차 세계대전 기간에는 나치로부터 전략기업으로 지정돼 미사일 등의 무기와 강제수용소 가스실을 건설하는 데 동원됐다.
2차 세계대전 기간 린데의 미국 공장은 미국 정부에 압류돼 군용 공장으로 사용됐다. 세계 첫 번째 원자폭탄을 만드는 데 사용된 우라늄이 미국 뉴욕주 토나완다에 있는 린데 공장에서 생산됐다. 2차 세계대전 기간 생산시설이 대부분 파괴됐지만, 서독의 경제발전으로 산업용 가스와 산소 수요가 급증하면서 린데의 사업도 빠르게 정상화됐다.
1955년에는 세계에서 첫 번째로 핵발전소를 건설했다. 1964년에는 서독에 세계 최대 액화산소 공장을 세웠고, 1970년에는 미국에 세계 최대 암모니아 합성 공장을 지었다. 이후 사업 확장과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렸다. 2018년에는 미국 프렉스에어와 합병하면서 세계 최대 산업용 가스 기업이 됐다. 현재 산소, 질소, 이산화탄소, 헬륨, 아르곤 등 산업용 가스를 다양한 산업군에 공급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은 수소
미래 먹거리인 수소 시장도 선점하고 있다. 산업용 가스로 벌어들이는 안정적인 이익을 수소에 투자하면서 성장하는 구조다. 린데의 매출 비중은 제조업 정유화학 철강금속 등 경기민감 업종이 60%, 헬스케어 음식료 전기전자 등 수요가 지속적인 업종이 40%다. 전체 매출 가운데 10~20년 단위 장기계약이 22%에 달한다.
수소 기업으로서의 장점은 규모와 기술력이 세계 최고라는 것이다. 린데는 세계에서 200개의 수소충전소를 운영하고 있고, 보유한 수전해 수소 공장도 80개가 넘는다. 수전해란 물을 전기분해해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말한다. 플랜트 구축 경험이 풍부해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에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수소 사업에도 관여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효성화학 울산 용연공장 부지에 세계 최대 액화수소플랜트 공장을 착공했다. 2023년부터 효성중공업과 한국에 연간 1만3000t의 액화수소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2020년 10월에는 영국 수전해 기업인 ITM파워 지분 20%를 인수하고 조인트벤처(JV)를 설립했다.
프랑스 열차제조업체 알스톰과는 세계 최초 수소열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알스톰이 개발한 14대의 수소열차가 독일에서 공식 운행된다. 린데는 열차용 수소충전소 건설과 수소 공급을 맡았다.
수소경제의 궁극적 연료인 그린수소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수소란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분해해 만든 수소를 가리킨다. 그린수소는 비용의 80%가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기생산 비용이다. 린데는 재생에너지 공급사를 미리 확보하는 방식으로 그린수소의 원가를 낮추고 있다.
박의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