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국회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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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원이 숨진 사건의 책임자 징계 문제와 관련해 6일 국회에서 집중 추궁을 당했다. 특히 지난 5월 사망한 직원에 대한 괴롭힘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여부와 관련해선 직접 들은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일반 증인으로 나온 한 대표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답했다.

노 의원이 재차 "징계를 했느냐"고 묻자 한 대표는 "그렇다. 네이버에서 징계는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의원이 "무슨 징계를 했느냐. 자기가 다른 회사로 나간 것 아니냐"고 다시 질의하자 한 대표는 머뭇거리다 "그냥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같은 답을 반복했다.

최 대표는 당시 사건으로 경고 처분을 받고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등기이사, 광고 부문 사업부인 비즈 CIC대표 등 네이버 직책에서 사임했다. 그러나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와 해피빈 재단 대표 등 계열사 직책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네이버 노동조합으로부터 '꼬리자르기', '면죄부'라는 반발을 샀다.

지난 5월 사망한 직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의 사전 인지 여부와 관련해선 "가해자 등 특정인에 대한 이야기는 직접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 5월 발생한 네이버 직원 A씨의 극단적 선택이 직장 내 괴롭힘 때문이라는 의혹에 따라 네이버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했다. 노동부는 "네이버의 경우 사망한 노동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서도 사실확인을 위한 조사를 진행하지 않는 등 '사용자의 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노 의원은 국감 질의를 통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 대표가 A씨 괴롭힘에 대해 문제제기를 받았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한 대표는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정기적 모임에서 책임리더(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를 어떻게 선정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 자리에서 괴롭힘에 대한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노 의원은 "직장 내 괴롭힘을 알고도 조치를 안 했으면 위반"이라며 "지금 (가해자 관련 얘기가 나온) 자리에 있었던 것은 맞는데 거기서 관련 얘기가 안 나왔다고 하는 건 노조 진술과도 정반대되는 만큼 한 대표 진술 그대로하면 위증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