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일 주일본 한국대사가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주중국대사관, 주일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화상으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강창일 주일본 한국대사가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주중국대사관, 주일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화상으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가 일본 총리나 외무상을 만나지 못한 이유가 “신청을 안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역대 최악이라며 기시다 후미오 신임 내각에서도 급격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대사는 6일 화상으로 이뤄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임 이후에 일본 총리나 외교부 장관을 면담하지 못하는 경우는 처음 아니냐’는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수상을 만나려고 할 일이 없었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어 조 의원이 ‘현지 대사가 외무상이나 총리를 만나는 게 정상’이라고 지적하자 “그렇지 않다”며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언성을 높였다.

자신의 전임 주일대사인 남관표 전 대사도 거론했다. 강 대사는 “원래 대사가 갈 때는 수상이 만나주지만 남관표 전 대사는 돌아갈 때도 못 만났다”며 “그만큼 한·일 관계가 냉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일 관계는 구조적인 문제”라며 “한 사람의 힘으로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강 대사는 이날 대사로서의 역할을 요구하는 질의에 계속해서 화를 냈다. 조 의원은 “외교에서 한국과 일본의 각 정부 사이 관계보다 동경에 가있는 주일대사와 일본 정부 사이의 관계가 좋아야 정상”이라며 “한국과 일본 정부 사이 관계와 강 대사와 일본 정부 간 관계가 그다지 달라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국 관계에) 플러스가 돼야 하는데 그런 증거가 없다”고 지적하자 강 대사는 “증거 많이 있다”며 “분위기는 좋아졌는데 스가 정권이 1년만에 끝나버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도 도마에 올랐다. 강 대사는 대사 내정자 시절이던 당시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를 하며 러시아와 일본 사이 영유권 분쟁 지역인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에 대해 “러시아가 일본 영토를 빼앗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조 의원이 해당 발언을 문제 삼으며 ‘북방영토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입장이 뭐냐’고 질의하자 강 대사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국회의원 시절에 간 것”이라며 “(러시아가 빼앗았다는 것은) 역사적 팩트”라고 언성을 높였다.

한편 강 대사는 기시다 신임 일본 총리 시대에서의 한·일 관계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외무상을 오랜 기간 지냈고, 외교에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만큼 고위급 대화 등을 통한 한일 관계 개선 노력에 열린 입장일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급격한 변화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