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 연장 사업 호재로 경기 하남 미사신도시, 남양주 다산신도시 등이 주목받고 있다. 매수 문의가 늘고 있는 하남시 선동 ‘미사강변센트리버’.   /한경DB
지하철 9호선 연장 사업 호재로 경기 하남 미사신도시, 남양주 다산신도시 등이 주목받고 있다. 매수 문의가 늘고 있는 하남시 선동 ‘미사강변센트리버’. /한경DB
지하철 9호선 연장 사업이 공공기관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경기 하남 미사신도시와 남양주 다산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서울 강남 등 도심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수 문의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하철 등 광역 교통망 사업은 실제 개통까지 변수가 많아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하남 미사·남양주 다산 매수 문의 늘어

6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강일지구~하남 미사~남양주 왕숙 1, 2지구를 잇는 9호선 연장 사업이 공공기관 예타를 최근 통과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12월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의 광역교통개선대책으로 수립됐다.

현재 9호선은 4단계(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역~고덕강일1지구, 4.12㎞)와 4단계 추가 연장(고덕강일1지구~강일동, 1.25㎞) 사업이 진행 중이다. 여기에 3기 신도시 입주에 발맞춰 9호선을 하남과 남양주까지 확장하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2028년 개통이 목표이며, 구체적인 9호선 정차역 위치 등은 기본계획 수립 등의 추후 단계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공공기관 예타에 착수한 뒤 약 9개월 만에 통과됐다”며 “3기 신도시 입주에 맞추기 위해 소요 시간을 크게 단축시켰다”고 말했다.

9호선 연장에 따른 대표적인 수혜 지역으로는 미사신도시, 다산신도시 등이 꼽힌다. 9호선을 통해 도심 접근성을 대폭 개선할 수 있어서다. 대규모 새 아파트촌이 형성돼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미사신도시는 하남시 망월·풍산·덕풍·선동 일대에 조성됐다. 5호선 미사역 북쪽으로 9호선 정차역이 신설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선동 ‘미사강변 센트리버’, 망월동 ‘미사강변스타힐스’ 등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망월동 A공인 관계자는 “9호선 예타 통과 소식이 나온 뒤 평상시에 비해 문의 전화가 4~5배 늘었다”며 “급매를 내놓은 집주인 정도 빼고는 대부분 호가를 올렸다”고 말했다.

실거래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남시 망월동 ‘미사강변스타힐스’ 전용면적 59.8㎡는 지난 8월 9억4800만원에 거래됐다. 5월 8억8500만원에 거래된 것보다 6300만원 올랐다. 풍산동 ‘미사강변더샵센트럴포레’ 전용 73㎡는 지난달 3일 10억5200만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올해 초 9억8000만원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묻지마 투자’는 자제해야

다산신도시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산신도시 북쪽에 왕숙1지구, 동쪽에 왕숙2지구가 있어 9호선 연장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게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올초부터 9호선 호재 등이 선반영되면서 몸값도 뛰었다. 다산동 ‘다산아이파크’ 전용 97.9㎡는 지난달 17일 12억3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7월 12억원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다산동 ‘힐스테이트다산’ 전용 84㎡는 8월 처음으로 11억원대에 진입했다. 다산동 A공인 관계자는 “일대 대장아파트로 꼽히는 ‘힐스테이트 다산’ 전용 84㎡가 11억원에 팔리자 호가가 곧바로 12억원대로 뛰었다”며 “2023년 개통될 예정인 8호선 연장에 9호선 예타 통과 소식까지 더해지자 매수자가 몰린 영향”이라고 했다.

‘황금노선’으로 불리는 9호선 연장이 본격화되면 집값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개통이 이뤄지면 왕숙에서 서울역까지 45분, 강남역까지 70분가량 소요되는 통행 시간이 서울역 25분, 강남역 45분으로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교통 호재만 맹신하는 ‘묻지마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지보상·유적 발굴 등의 문제로 개통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19년 6월 착공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노선도 지연되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교통망 사업은 막바지에도 지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교통 호재가 집값에 선반영된 측면도 큰 만큼 성급한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