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에 ‘눈’을 달았다. LG전자는 독일 자동차 제조그룹 다임러 AG와 공동 개발한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전방카메라(사진)를 지난해 하반기부터 양산해 벤츠 C클래스에 납품했다고 6일 발표했다.

ADAS 전방카메라는 차량의 앞 유리와 후방 거울 사이에서 자동차의 눈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자동차 주변의 교통정보를 수집해 처리한 뒤 운전자가 안전운행하도록 돕는다. LG전자가 완성차 업체에 ADAS 전방카메라를 납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제품에는 LG전자 VS(자동차 전자장비)사업본부가 독자 개발한 알고리즘이 탑재됐다. 카메라에서 들어온 이미지 정보를 빠르게 분석해 자동차가 차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경고하고, 위험 상황에서는 자동으로 긴급 제동을 걸어준다. 정속주행 보조, 교통표지판 자동인식, 지능형 전조등 제어 기능도 갖췄다. 자동 긴급 제동과 차로이탈경고 기능은 미국과 독일에서 내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차량에 의무 적용하도록 지침이 마련됐다.

LG전자는 자사 ADAS 카메라에 이동통신, 커넥티비티, 이미지 인식 분야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녹아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가전 등 사업에서 쌓은 기술력을 전장에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올해 캐나다의 마그나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전장 부품은 장기간 납품 실적이 없으면 신규 수주를 따내기가 어렵다. LG전자는 개발 단계부터 다임러와 긴밀히 협업한 결과 벤츠의 까다로운 눈높이를 맞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전장사업 포트폴리오를 더욱 다각화할 계획이다.

앞서 LG전자의 ADAS 전방카메라는 올해 5월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TUV 라인란드로부터 국제표준규격인 ‘ISO 26262 기능안전제품’ 인증을 받았다. 자율주행 핵심부품이 이 기관으로부터 해당 인증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