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하락해 올해 최저점을 기록했다. 에너지발(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각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코스피지수는 6일 1.82% 하락한 2908.31에 거래를 마쳤다. 1월 4일(2944.45)보다 낮은 연중 최저점이다. 외국인은 2700억원어치 넘게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많지 않은 외국인 순매도에도 개인과 기관이 적극 매수에 나서지 않으면서 2900선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주가가 밀렸다.

원유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우려, 국채금리 상승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원유 공급 부족 우려까지 겹치면서 국제 유가는 배럴당 80달러까지 치솟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각국 국채 금리도 급등하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일(현지시간) 1.536%까지 치솟았다. 6일 국내 증시에서는 최근 밸류에이션이 급등한 친환경 배터리 관련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가자 공매도 거래대금도 급증했다. 지난 5일 하루 공매도 거래대금은 6970억원으로 지난 5월13일 이후 가장 규모가 컸다. 한국거래소는 6일 셀트리온종근당, 스튜디오드래곤 등을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 이날 하루 공매도 거래를 중단했다.

국내 증시를 떠받치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것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언택트 특수를 누렸던 IT 업종은 피크아웃 우려가 더해지고, 완성차 업종은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생산 자체를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 전력난이 오히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을 방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 고정거래가격 협상을 앞두고 중국 전력난으로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메모리 업계도 반도체 기판 부족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기판이 없어 고객사에 줄 수 있는 메모리 물량이 줄어들게 되면 고객사 간에 우선순위를 둬야 하고, 이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