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주가 급락세다. 주식시장이 전체적으로 조정받는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그동안 많이 오른 만큼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진 데다 반대매매 물량까지 더해지면서 낙폭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펀더멘털(실적 기반)에는 문제가 없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저가 매수로 대응하라는 조언이다.

6일 2차전지 양극재 소재 업체인 엘앤에프는 8.96% 떨어진 16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C(-8.38%) 포스코케미칼(-7.95%) 일진머티리얼즈(-7.31%) 에코프로비엠(-6.15%) SK아이이테크놀로지(-5.66%) 나노신소재(-5.37%) 신흥에스이씨(-5.19%) 등 주요 2차전지 관련 소재·장비주도 줄줄이 급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적극 매도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차익 실현 욕구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엘앤에프만 하더라도 전날까지 최근 1개월 주가 상승률이 64.12%에 달했다. 반대매매 물량도 더해졌다. 2차전지주 변동성이 높아지기 시작한 이달 초부터 미수 거래를 통해 매수한 개인이 많았기 때문이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너무 높은 게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소재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많게는 60~70배까지 높아졌다. 이에 대해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주는 2023년이나 2024년의 실적을 현 주가에 반영하기 때문에 현재 12개월 선행 밸류에이션 부담이 주가의 발목을 잡은 건 아니다”며 “지금을 매수 기회로 삼으면 내년에는 더 높은 주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떨어진 종목 가운데 SKC는 PER이 26배에 불과하다.

섣부른 매수는 자제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으로 성장주의 차익 실현 욕구가 전반적으로 커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날 급락으로 당분간 반대매매 물량 출현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수급 문제로 주가가 더 흔들릴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