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프레리’ ‘라메르’ ‘시슬리’ 등 초고가 화장품 판매가 큰 폭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피부과나 에스테틱을 방문하는 대신 고기능성 화장품을 사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6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9월 초고가 스킨케어 상품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초고가 스킨케어 상품군 매출도 13.2% 늘었다.

초고가 스킨케어 상품군의 평균 객단가(소비자가 한 번 구매할 때 결제하는 금액)도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35만원 수준에서 올해 45만원으로 28.5% 늘었다. 소비자 한 명이 화장품을 살 때 10만원어치씩 더 산다는 얘기다.

이는 ‘홈뷰티족’이 늘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피부과 방문을 꺼리는 사람들이 주름 개선, 피부 미백 등 고기능성 화장품을 구매해 집에서 피부를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같은 이유로 뷰티 디바이스 매출도 늘었다. 올 들어 9월까지 현대백화점의 뷰티 디바이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1% 증가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게 되자 여윳돈으로 고가 화장품을 사는 ‘화장품 플렉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한번 고가 화장품을 산 소비자들은 이후에도 비슷한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 들어 패션업체들은 이런 수요를 겨냥해 잇달아 초고가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업체인 한섬은 화장품 브랜드 ‘오에라’(사진)를 선보이며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최고가 상품 가격이 120만원대에 달하는 초고가 브랜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3월 ‘뽀아레’를 선보였다. 지난해엔 6성급 호텔 스파에서 사용하는 최고급 스위스 브랜드 ‘스위스퍼펙션’을 인수하기도 했다. 두 브랜드 모두 고가 명품 브랜드다. 뽀아레의 최고가 크림 제품 한 병 가격은 70만원대다. 오에라와 뽀아레의 모기업인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모두 첫 오프라인 매장을 본점에 열어 힘을 실어줬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