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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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사흘째를 맞은 토스뱅크에 대해 벌써부터 실망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인들을 초대해 대기순번을 앞당겨 대출심사를 받은 소비자들 마저도 "생각보다 대출금리가 높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금리 2.7%에 최대 2억7000만원을 한도로 하는 신용대출을 , 마이너스 통장은 최대 1억5000만원 한도로 최저금리 3.26%를 제시했다. 토스뱅크의 출범 첫날엔 사전 신청자(116만명)를 포함해 120만명이 몰렸다.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에서 대출 축소 및 중단이 이어지면서 토스뱅크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기 때문이다. 국민·우리·하나·NH농협·신한은행은 신용대출 최대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했고, 마이너스 통장은 최대 5000만원까지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은행권 중에선 처음으로 마이너스 통장에 대해 연말까지 신규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한도 4000만원대·금리는 5%…"지인들 초대로 순번 당겼는데 7% 금리까지 나와"

3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5일 공식 출범하면서 대출·예금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한 직장인이 토스뱅크 홈페이지를 살펴보고 있다. /허문찬 기자
3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5일 공식 출범하면서 대출·예금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한 직장인이 토스뱅크 홈페이지를 살펴보고 있다. /허문찬 기자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토스뱅크에서 대출 서비스를 이용한 직장인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생각했던 것보다 아쉽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전날 기준으로 12만명 정도가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타트업에 다니는 직장인 A씨는 "대출도 없는데 토스뱅크에선 최저 5.41% 금리에 4600만원이 마이너스통장으로 가능하다는 조회가 떴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금리가 너무 높은 거 같다"고 실망했다.

다른 직장인 B씨도 "조회했는데 1000만원대 한도로 금리는 5%나 됐다"며 "물론 내 연봉에 산정한 것이겠지만 생각보다 금리가 높았다"고 아쉬워했다.

지인들을 초대하면서까지 대기순번을 앞당겼던 소비자들은 더 아쉽다고 꼬집었다. 대기업에 재직 중인 C씨는 "14명이나 초대해서 순번을 앞당겨서 대출을 조회했는데 카카오뱅크, 케이뱅크보다 금리가 높았다"며 "내 기대를 그대로 부숴서 그냥 앱을 아예 지웠다"고 밝혔다.

다른 직장인 D씨도 "지인들을 여럿 초대해서 대기순서를 앞당겼는데, 막상보니 100만원을 7%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는 결과가 떠서 너무 허탈했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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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한도 '0원' 뜨기도…대기순번 앞당기는 이벤트로 불만 키워

기존에 마이너스통장을 쓰고 있는 경우엔 대출한도가 아예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금융당국이 신용대출을 연소득 이내로만 진행해 줄 것을 권고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직장인 E씨는 "현재 1억원 마통을 보유 중인데 혹시 몰라서 토스뱅크에서 대출 심사를 넣어보니 역시 안 됐다"고 밝혔다. 다른 직장인 F씨도 "토스뱅크 대출 심사를 받아보니 가능금액이 0원이라고 떴다"며 "역시 마통 6000만원이 뚫려있어서 안 되는 거 같다"고 토로했다.

추가로 신용대출의 경우 아직 대환대출이 되지 않는다. 기존의 대출을 갈아타기해서 금리 부담을 낮추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앞서 순번을 앞당기는 이벤트도 진행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더 키운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는 친구를 초대하면 대기번호를 앞당길 수 있는 방식을 적용해 '새치기 논란'이 일었다.

일부 이용자들은 "토스뱅크를 목빠지게 기다렸는데 대기 순번을 세운 것도 모자라, 계속 순번이 밀려나 짜증나서 토스 자체를 탈퇴했다", "대기순서를 기다리느니 저축은행의 파킹통장을 쓰는 게 낫겠다" 등 토스뱅크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견도 내놨다. 현재 토스뱅크는 친구를 초대하면 대기순위를 당겨주는 이벤트를 중단한 상태다.

이같은 논란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됐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은 번효표가 없어야 하는데 토스뱅크는 번호표를 주고 줄 세우기를 시켜 첫날부터 대기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며 "심지어 줄서서 먹는 식당에 친구를 데리고 오면 새치기해서 먼저 먹을 수 있도록 해준다는 조롱까지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스뱅크는 사전 신청자들에 대해 이달 내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10월 중으로 100만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며 "현재 출시한 상품의 혜택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