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에게 선천성 담도폐쇄·급성 간부전이 발병하면 대부분 간이식 수술을 진행한다. 여기에 간경화까지 겹치면 간이식이 유일한 생존 방법이다. 하지만 소아 생체 간이식의 경우 성인보다 수술 부위가 작아 진행이 까다롭고, 합병증이 나타나기 일쑤다. 높은 생존율을 기대하려면 간이식 직후 체계적·집중적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서울아산병원 소아간이식팀은 1994년부터 시행된 소아 간이식 수술 287건에 대해 기간별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간 생존율이 99%였다고 7일 밝혔다. 최근 10년간 시행된 수술 93건 가운데 악성 간세포암 재발로 인한 사망 1건을 제외하고 모두 생존했다. 국내 소아 간이식 평균 생존율(85%)을 웃도는 수준이다.

생존율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10년 기간별 생존율은 1994~2002년 80%, 2003~2011년 92%, 2012~2021년 99%였다.

김경모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수술 전후 소아과·소아외과의 긴밀한 협진, 환자 맞춤형 관리와 간이식 수술 기법이 생존율 99%를 기록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라며 "이같은 방식이 국내 다른 병원에도 적용돼 소아 생체 간이식 생존율 100% 시대로 도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국내 첫 소아 간이식은 1994년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가 진행했다. 이후 서울아산병원은 전문팀을 꾸리고 혈액형 부적합 생체 간이식 등 소아 간이식 분야를 이끌어왔다. 이 석좌교수는 "풍부한 간이식 경험을 토대로 서울아산병원이 세계 간이식 발전을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간이식 분야에서 권위 있는 학술지인 '간이식학회지(Liver Transplantation)'에 게재됐다.

이선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