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사업에 본격 뛰어든 신한·비씨카드
신용카드사들이 데이터 사업에 본격 뛰어들고 있다. 신한카드는 국내 최초 민간 ‘데이터 댐’ 브랜드인 ‘그랜데이터’를 선보인다고 7일 밝혔다. 비씨카드는 국내 금융사 가운데 최초로 가명정보 결합 전문기관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그랜데이터는 신한카드와 SK텔레콤, 코리아크레딧뷰로(KCB)가 함께 만든 브랜드다. 각 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결제·통신·신용정보 데이터 등을 한데 모아 다양한 데이터 결합 상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이나 소비자 분석, 미래시장 대응 등에 필요한 유의미한 데이터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랜데이터는 ‘개방형 얼라이언스’ 형태로 운영된다. 현재 LG전자와 홈플러스, 롯데멤버스, SK C&C, 와이더플래닛 등 기업들이 그랜데이터에 참여하고 있다. 향후 자동차와 제조, 패션, 의료, 교통, 숙박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들과도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 데이터 댐과 금융데이터거래소, 한국데이터거래소 등과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공공정책 수립과 개선 지원 사업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비씨카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할 수 있는 권한을 취득했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해 8월 ‘데이터 3법’ 개정으로 개인정보 데이터를 가명 처리한 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데이터 3법에 따라 통계 작성이나 연구 등 목적으로 가명정보를 개인의 동의 없이 활용할 수 있는데, 오남용을 막기 위해 보안시설을 갖춘 전문기관을 통해서만 가명정보를 결합할 수 있도록 했다. 비씨카드는 국내 금융사 가운데 최초로 이 자격을 획득했다.

비씨카드는 비금융 분야 데이터를 결합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비씨카드의 모그룹인 KT는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데, 비씨카드는 KT의 데이터와 협업을 원하는 다양한 기관들의 가명정보 결합 수요를 흡수한다는 목표다.

금융 데이터의 경우 신용정보법에 따라 금융위원회가 지정한 전문기관만 데이터 결합할 수 있는데 현재 신용정보원과 금융보안원, 국세청, 금융결제원 등 4곳의 공공기관만 이 자격을 획득했다. 비씨카드는 향후 금융위가 지정한 금융 데이터 전문기관에도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해 신용판매 등 전통 수익원이 위축된데 따라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이처럼 데이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신종철 비씨카드 데이터결합사업TF장(전무)은 “현재 카드업계는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데이터 결합 기관 지정을 시작으로 BC카드가 데이터 기업으로 변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