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SFB차수막 임의 제거 질책…한수원 "소음 탓 소통 문제 있었다"
월성원전 삼중수소 조사보고서 놓고 "문제 심각"vs"불안 조성"
7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과 현안소통협의회(이하 민간조사단)가 최근 발표한 1차 조사 보고서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졌다.

여당 의원들은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의 정당성을 강조했고, 야당 의원들은 이 내용이 국민에게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은 월성원전 1호기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저장조(SFB) 주변 토양·물 시료에서 방사선 핵종이 검출됐다는 민간조사단의 보고서 내용을 언급하면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전에 이 문제가 발견됐다면 월성 1호기가 가동됐겠냐"고 엄재식 원안위원장에게 질의했다.

이에 대해 엄 위원장은 "(당시에 삼중수소 유출 문제가 발견됐다며) 근본적인 치유가 있어야지만 가동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정필모 의원도 "월성원전 부지 내 조사뿐만 아니라 외부 유출도 제대로 조사해봐야 한다"며 "1차 조사 결과를 보면 (월성원전 내)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엄 위원장은 "현재 민간조사단이 포괄적으로 조사 중"이라며 "(월성원전 방사성 물질 외부 유출 여부는) 추후 조사 결과를 통해 다 같이 결론 날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은 민간조사단의 조사 결과 발표 3일 전 일부 언론을 통해 세부 조사 내용이 보도된 것을 두고 "자료 유출이 국민 안전에 도움이 되냐"며 "국민은 삼중수소 유출 원인, 피해 상황, 원전 외부 유출 등이 가장 궁금한데 피해가 특정되지도 않은 채 과장된 공포 분위기만 조성했다"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도 "감마핵종이라는 것은 세슘-137만 있는 게 아니라 세슘-134 등도 있는데 이런 건 이번 조사에서 검출이 안 됐다"며 "마냥 위험한 것처럼 결과가 발표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공포를 조장하는 행태로 가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일부 의원들은 원전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 민간 조사단 협의 없이 SFB 차수막을 임의로 제거하는 등 조사단 활동에 지나치게 비협조적이라며 질책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한수원이 조사단과 협의 없이 조사 대상인 월성 1호기 SFB 저장조 차수벽 및 차수막을 제거했다"는 정 의원의 지적에 "차수막과 차수벽은 굴착 과정에서 장애가 된다.

민간조사단과 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위원들이 4차례 확인했기 때문에 (직원들이) 제거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원전 소음과 공사장 소음이 있어서 현장에서 구두로 소통하는 데 문제가 있었다"며 "지시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것은 분명한 잘못이므로 실무진을 질책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제거한 차수막은 별도 용기에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철저히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한수원이 차수 구조물 철거뿐 아니라 물청소까지 해 현장 검증을 방해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정 사장은 "바닥 쪽에선 (누출이) 없었다고 봤고, 다른 전문가들도 그런 내용을 확인했기 때문에 (청소)를 제재하지 않았을 것으로 이해한다"며 "조사단원만 해도 수십 명이다.

그분들 몰래 따로 뭘 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