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청장 "내달 9일쯤 위드 코로나 시작"
정부가 ‘위드(with) 코로나’ 전환 시점을 다음달 9일 무렵으로 잡았다. 10월 말~11월 초로 두루뭉술하게 밝혔던 시행 시점을 구체화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사진)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성인의 80%, 고령층의 90% 접종 완료 시점을 언제로 예상하느냐’는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10월 25일 무렵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그로부터 2주 뒤인 11월 9일께에는 위드 코로나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그쯤 시작해볼 수 있다”고 답했다.

10월 마지막주까지 접종 목표를 달성하고 2주간 항체 형성 기간을 거쳐 11월 둘째주부터 위드 코로나를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현행 확진자 중심의 방역 체계는 위중증 환자·사망자 중심으로 바뀌고,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도 대폭 완화된다.

정부는 위드 코로나 전환을 위한 필요조건으로 꼽히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추가 구매에 나서기로 했다. 지금까지 선구매한 물량은 약 2만 회분이다. 미국 머크(MSD)가 개발 중인 ‘몰누피라비르’ 구매 계약을 맺은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정 청장은 “물량을 최대한 확보할 테니 국회가 구매에 필요한 예산 배정을 해달라”고 했다. 경구용 치료제 관련 예산은 올해 168억원, 내년 194억원 등 총 362억원이 배정됐다. 치료제 비용은 1인당 90만원이 넘는다. 정부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치료비 전액을 국가가 부담키로 했다.

관건은 의료대응 체계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단계적 일상회복의 시점은 접종률뿐 아니라, 그 당시의 코로나19 유행 상황, 의료체계 등 준비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판단한다”고 말했다. 접종률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중환자 병실, 의료인력 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시 의료체계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면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미접종자도 변수로 꼽힌다. 지금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예약하지 않은 18세 이상 성인은 약 530만 명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