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선을 앞둔 올해 홍보활동을 하는 경기도 직원을 취임 초에 비해 50% 가까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소득, 지역화폐 등 ‘이재명표 정책’을 알리는 홍보 직원이 140여 명에 달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7일 경기도로부터 제출받은 ‘경기도 홍보 집행·인원’ 자료에 따르면 이 지사가 취임하기 전인 2017년 94명, 취임 직후인 2018년 95명이던 홍보 직원(대변인실+홍보기획관실)은 올해 141명까지 증가했다. 50%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전임 남경필 경기지사 시절 홍보실 규모가 80~90명을 꾸준히 유지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증가세라는 지적이다. 통상 80~90명 수준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실(홍보실 격)보다 더 큰 규모다.

경기도의 홍보 활동은 주로 기본소득, 재난기본소득, 지역화폐,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등 이 지사를 알릴 수 있는 활동에 집중됐다. 또 경기도 정책임에도 국회 앞에까지 현수막을 설치하고, 팸플릿을 제작해 배포하는 등 사실상 전국을 겨냥한 홍보를 펼쳤다.

인원과 활동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전체 홍보 예산도 크게 증가했다. 이 지사 취임 전인 2017년 76억원이던 1년 홍보예산은 지난해 123억원으로 불어났다. 2017년 대비 61.8%(47억원) 급증했다. 올해도 8월까지 8개월간 83억원을 홍보활동에 썼다.

경기도는 TV, 라디오, 신문, 잡지뿐 아니라 네이버·다음 등 포털, 유튜브·팟캐스트 등 뉴미디어에 대한 홍보활동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지사를 지지하거나 우호적인 유튜버, 팟캐스트에 홍보비 집행을 늘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은 경선 과정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 지사가 도를 위해 써야 할 국민 세금과 공무원을 자신의 대선 선거운동에 이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사직을 자신의 ‘대권 프로세스’를 위해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지사는 최종 후보가 되기 전까지 지사직을 놓지 않기로 해 ‘지사 찬스’ 논란도 일었다.

조 의원은 “경기도의 도예산을 자기 자랑, 정치적 위용 과시를 위해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며 “이 지사의 자기 과시는 ‘경기도의 트럼프’를 방불케 한다”고 비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