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부동산 업계의 채권 디폴트(채무불이행) 규모가 1년 전보다 150% 이상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파산 위기에 몰린 중국 2위 부동산개발 업체 헝다그룹 사례를 계기로 중국 부동산업계의 재무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커얼루이리서치센터는 올해 들어 지난달 27일까지 중국 부동산업계의 채권 디폴트 누계가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한 467억5000만위안(약 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발표했다. 커얼루이 측은 "자본시장에서 부동산기업 채권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며 "실제 관련업계의 디폴트 상황은 더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화샤싱푸(華夏幸福)가 지난달 4일까지 878억9000만위안(약 16조2000억원)의 원리금 상환을 하지 못했다. 타이허도 7월 30일까지 436억9300만위안(약 8조원)을 갚지 못했다. 헝다의 경우 6월말 기준 총자산이 2조3800억 위안(약 439조원), 총부채는 1조9700억 위안(약 363조원)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주요 부동산기업 100곳의 대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1조919억위안(약 201조원)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3분기 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2872억위안(약 53조원)이었다. 2018년 이래 최저치다.

커얼루이 측은 "(엄격한 정부 정책 등으로) 올해 들어 융자가 급감했다"며 "올해 4분기에는 현재의 융자정책이 유지되고 대다수 부동산기업이 투자에 신중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4분기 부동산기업 전체의 만기 채권은 1082억위안(약 2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줄었다"며 "상환압력은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 부동산기업의 만기 채권은 3671억위안(약 67조7000억원)으로 상환 압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