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미국 실리콘밸리를 떠나 텍사스주로 둥지를 옮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7일(현지시간) 주주총회에서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 있는 본사를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테슬라는 현재 오스틴에 전기차 공장도 짓고 있다. 이날 주주총회는 신축 중인 공장에서 진행됐다.

머스크는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생산설비 확장이 한계에 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본사 이전과 상관없이 기존 프리몬트 전기차 공장의 차량 생산은 계속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프리몬트 공장과 네바다주 공장의 생산량을 각각 현재 수준보다 50% 늘릴 예정”이라고 했다.

현재 테슬라 본사가 있는 팰로앨토는 실리콘밸리의 중심 도시다. 테슬라가 오랜 기간 성장 기반이 돼온 팰로앨토를 떠나 텍사스 오스틴으로 근거지를 옮기려는 것은 캘리포니아의 높은 세율과 집값 등에 대한 불만 때문으로 풀이된다.

머스크는 최근 수년간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왔다. 지난해 4월 캘리포니아주가 강력한 방역 조치를 실행하자 “파쇼적”이라고 욕설까지 섞어가며 비판했다. 자신의 주소지도 20년 넘게 살았던 로스앤젤레스에서 최근 오스틴으로 옮겼다.

텍사스 주정부는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서 오라클, 휴렛팩커드 등도 탈(脫)실리콘밸리를 결정하고 본사를 텍사스로 이전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