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인 시 오렌지카운티 10월 9일을 한글날로 선포하는 첫 도시가 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어바인 시의회는 지난달 (태미 김 부 시장이 제안한 )10월 9일을 한글날로 선포하자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 시켰다. 태미 김 부시장은 케이 팝, 케이 드라마, 한식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한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을 뿐만아니라 배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한글날 선포를 제안하게 되었다고 밝혔다.김 부시장에 의하면 미 전국에는 5만명 이상이 다양한 한글 교육 기관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고 어바인 시는 한국어 교육 학교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 런던도 한글날을 챙긴다?

영국이 대형 서점 포일스를 근거지로 10월 ‘한국 문화의 달’ 행사가 개최되면서 한국 도서와 전통 기념품 전시하고, 심지어 10월 9일 한글날 기념행사도 연다. 영국 내 갈수록 뜨거워지는 ‘한류(Hallyu)’ 영향으로 한국의 문화 도서들이 비치 될 예정이며 한복, 민속화, 청사초롱 등 전통물품 전시도 함께 열린다. 이를 통해 한국 전통 문화와 더불어 옛 서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름다운 순우리말에 대해 다시한번 돌아보는 한글날

575돌을 맞는 한글날인만큼 우리가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우리 순우리말을 되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급속도로 유행하고 있는 말이 있다. 바로 "치킨 마렵다‘ ’여행 마렵다‘ 등 'OO 마렵다'이다. 이 단어에는 부정적인 시선도 따라붙는다. '마렵다'가 배변 욕구를 설명할 때 쓰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를 대체하기 좋은 순우리말이 있다.

대체할 수 있는 순우리말

바로 '구쁘다'다. '구쁘다'는 '배 속이 허전하여 자꾸 먹고 싶다'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치킨 구쁘다! ’ (‘여행 구쁘다!)’라고 표현하면 어감도 정감이 가서 MZ세대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좋다. 이처럼 한글날을 맞이해서 순우리말을 익혀보면 어떨까싶다.

순우리말의 가치를 제대로 느끼는 것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순우리말들이 있다. 여우별, 씨밀레, 마루, 아라, 볼우물 등이다. 짐작이 가는 단어도 있을 것이고 생소한 단어들도 있을 것이다. 여우별은 ‘ 궂은 날 잠깐 났다가 사라지는 별’이라는 의미다. 그리고 씨밀레는 ‘ 영원한 친구’ 의 우리말이다. 마루는 ‘하늘’의 우리말이며 아라는 ‘바다’의 우리말이다.

‘볼우물’은 어떤 뜻?

볼우물은 ‘보조개’를 의미하는 순우리말이다. ‘볼우물’이 주는 의미는 생각할수록 미소를 짓게된다. 볼에 우물처럼 살짝 패인 보조개를 곧바로 연상하게 되기 때문에 참 잘어울리는 우리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에 가로수길에서 이런 글귀를 본 적이 있었다. ‘예쁜 타니 사세요!’‘타니’라는 단어가 생소해서 주인에게 물어보니 ‘귀걸이’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라고 한다.

잘 몰랐던 아름다운 순우리말을 배워가는 재미

얼마 전 온라인으로 부부동반 임원교육을 했을때도 새로운 순우리말을 우연히 접했다. 교육을 거의 마무리하면서 임원부부들이 돌아가면서 교육받은 소감을 간단하게 이야기하는 중이었다. 교육내내 열정적으로 함께 해주었던 임원부부 순서가 되자 이렇게 얘기했다. “저희 가시버시는 이번 교육을 통해 매너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가시버시’의 의미를 물어보니,아내와 남편 즉, 부부(夫婦)'를 낮추어 부르는 순우리말이라고 한다. 교육하면서도 학습자들을 통해 아름다운 순우리말들을 오히려 배운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

볼우물부터 가시버시까지 순우리말들

오늘 여러 가지 순우리말들을 알고 익혔으니‘글구멍이 트인날’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글구멍은 '글을 잘 이해하는 지혜를 이르는 말'이라는 의미다. 글이 들어가는 머리의 구멍이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더 쉬울 듯 싶다. 공부가 잘 안될때는 '글구멍이 막혀서 집중이 안된다.‘라고 쓰일 수 있다.

무슨 일이든 세상의 중심이라는 의미의 ‘가온누리’라는 순우리말


그린 듯이 아름다운 날개라는 의미의 ‘그린나래’라는 말도 참 예쁘다. 연인의 순수 우리말인 ‘그린내’도 많이 쓰이지는 않지만 손꼽히는 아름다운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날아오르다의 순수 우리말인 ‘나르샤’와 사랑스러운 여인이라는 의미의 ‘단미’도 한글날을 맞이해서 활용해 보면 좋을 순수 우리말이다.

순우리말을 되짚어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것을 기념한 날이다.우리나라 고유 문자인 한글의 연구·보급을 장려하기 위하여 정한 날이기도 하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訓民正音)을 반포한지 480주년이 된 해를 맞이하여 기념식을 갖고, 이날을 제1회 '가갸날'로 정하였다고 전해진다.

세상에는 참 많은 언어가 존재하고 있지만

국제하계언어학연구소에 의하면 세계 곳곳에 현존하는 언어가 7천 개 이상으로 파악된다고 한다. 언어를 글자로 표현한 문자의 방식 또한 그만큼 다양하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글자를 만들어낸 창제자와 창제 연도가 명확하게 기록된 사례는 한글이 유일하다.

한글은 본래 이름은 언문이고 ‘훈민정음’ 또는 ‘정음’으로

한글의 본래 이름은 ‘언문’이었다. 평민이 쓰는 글자라는 뜻이다. 조선왕조 세종실록 중 1443년의 맨 마지막 기록에는 ‘이달에 임금이 친히 언문 28자를 만들었다’라고 쓰여 있다. 3년이 거의 지난 후에야 ‘이달에 훈민정음(訓民正音) 책이 완성됐다’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을 가진 훈민정음은 글자의 명칭이면서 책의 제목


훈민정음은 이후 줄여서 ‘정음’이라고도 불렀다가 1910년대에 국어학자 주시경 선생이 ‘한나라글’과 ‘한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글은 글자 모양이 입과 발음 모양을 본뜬 소리글자로서 그 독창성과 과학성에서 세계 최고의 문자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유수의 언어학자들이 ‘한글은 간단하면서도 논리적이며 고도의 과학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졌다’며 한글의 과학성을 놀라워한다. 한글의 가치는 우리보다 세계에서 더 잘 알고 있는 듯 싶다.

외래어나 신조어 남발에 대한 논란은 매년 거듭되는

얼마전에 강의 중에 한 학습자가 질문을 했다. “혹시 보배 있는 분 계세요?”라고. 그 말을 듣고 다른 학습자가 건네는 ‘보조 배터리’를 보고 나는 그제서야 ‘보배’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었다. 보배는 ‘보조배터리’의 줄임말로 쓰였던 것이다.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는‘ 스터디 라이프 밸런스’의 줄임말인 ‘스라밸’도 적지않게 쓰이는 신조어 중 하나다. 이러한 신조어가 세대 간 단절을 야기하고 결국은 기성세대와의 소통을 막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이런 신조어들이 언어의 진화라는 의견들도 있다?

시대가 발전하고 세대가 바뀌면 사회적인 흐름에 따라 언어는 늘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이 바로 ‘언어의 진화’적 입장에서 보는 시각이기도 하다. 글로벌시대인 지금 외래어의 사용이 필요한 부분도 없지는 않다.

한글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순우리말을 이해하고 익히는 노력은

무조건적인 외래어와 신조어가 남발되는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자신의 뿌리를 모르면 주변에 휘둘린다. 한글날을 맞이해서 우리의 언어의 뿌리를 돌아보면 어떨까 싶다. 한글날을 맞이해서 아름다운 우리말 한글을 올바르게 사용하다보면 시나브로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아름다운 한글의 매력에 더 빠져들것이라 기대해본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LAB & PSPA 대표 박영실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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