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재창출 vs 정권교체'…표분산 가능성 속 일대일 대결 주목
중도 확장성이 관건…여야 주자 의혹 논란에 유동성 커져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되면서 결전의 날인 내년 3월9일까지 150일에 걸친 20대 대선 본선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이 후보와 민주당은 경선 후유증을 수습하며 정권 재창출을 위한 '원팀' 행보를 본격화하고, 다음 달 5일 후보를 선출하는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실정론과 '대장동 의혹'을 앞세워 정권교체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여 양 진영의 명운을 건 혈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대선은 진보·보수 진영이 총결집하며 사실상의 양자 구도로 치러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여야 어느 쪽도 지지율 30% 이상을 받는 대세 후보가 없어 예측불허의 혼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야 주자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 수사의 진행 상황과 정의당 및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완주 여부, 중도층 표심 등이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150일 대선 본선 혈투 막 올랐다…여야 양자 구도 격돌할까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 서울 경선에서 결선 투표 없이 본선행을 확정했다.

여야 주요 정당 가운데 대선후보를 확정한 것은 처음으로, 민주당은 이에 따라 본선 체제로 본격 전환한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과제를 계승하고 완수하기 위해 '4기 민주 정부'로 정권 재창출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 지사 특유의 추진력을 앞세워 '유능한 정부'의 청사진을 통해 중도층 구애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대장동 이슈와 관련해서는 '야권 게이트'라는 점을 집중 부각하며 당 차원에서의 지원사격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이름순) 후보 4명이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윤석열 홍준표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유승민 원희룡 후보가 중도층과 청년층 지지세를 발판으로 맹추격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부동산과 탈원전 정책, 코로나19 대응 등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며 '정권교체'를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전략이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선 "알았으면 부패, 몰랐다면 무능" 프레임을 걸어 이 지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정의당과 국민의당도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정의당은 오는 12일 심상정 이정미 후보 간 결선 투표를 통해 후보를 선출한다.

최근 대선기획단을 출범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제3지대 세력화를 도모하고 있다.

150일 대선 본선 혈투 막 올랐다…여야 양자 구도 격돌할까
이들 후보가 완주한다면 대선이 4자 이상의 다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그러나 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 간 5자 구도로 치러진 2017년 대선과는 다른 양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시에는 정의당을 제외한 4개 정당 모두 원내 20석 이상을 확보한 교섭단체였고 홍준표 안철수 후보가 20% 이상의 유의미한 득표를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민주당과 국민의힘만 교섭단체이고 정의당(6석), 국민의당(3석)의 원내 영향력이 미미한 상황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출마하더라도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와 같은 단계적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민의힘과의 합당은 무산됐지만 안 대표 역시 '정권교체'를 당면 목표를 내세우고 있어서다.

다만 민주당의 경우 열린민주당과 합당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의당이 대선 완주 의지를 보이고 있어 진보 진영의 표가 일부 분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유권자들은 당선 가능성을 보고 안정지향적 투표를 하는 만큼 이번에는 제3후보의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라며 "여야 간 1대 1 구도로 가는 가운데 중도로의 확장성이 누가 크냐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50일 대선 본선 혈투 막 올랐다…여야 양자 구도 격돌할까
실제로 대선을 5개월 앞두고 각 진영은 결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후보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각각 대장동, 고발사주 의혹으로 논란을 빚고 있음에도 지지율 선두권을 유지하는 것이 그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지난 8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 따르면 지지율은 이재명 후보 25%, 윤석열 전 총장 20%, 홍준표 의원 12%, 이낙연 전 대표 8% 순이었다.

역대 대선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정권교체 여론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내년 대선 결과 기대를 묻는 갤럽 조사(위 인용 조사와 동일)에서 '야당 후보 당선'(정권교체론) 응답은 52%, '여당 후보 당선'(정권유지론)은 35%였다.

다만 양자 가상대결을 놓고 보면 여야 후보가 선두 자리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하는 혼전을 보이는 상황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전체적 판세로 보면 민주당이 불리하다고 볼 수 있다"며 "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정치적·법적·대중적 허들을 넘어야 하고, 민주당은 이탈한 2030 세대 마음을 어떻게 돌리느냐가 숙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