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은 서울현충원에…역대 후보와 다른 행보
질병관리청 방문…'코로나19 대응 최우선' 의지
이재명 첫 일정 대전현충원…전직 대통령 참배 문제 피해갈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1일 오전 선출 후 첫 공식 행보로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한다.

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현충원이 아닌 대전현충원을 먼저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배 직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 방문 일정이 있는 만큼 서울 현충원이 아닌 대전 현충원으로 향한다는 것이 이 후보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러한 동선 결정의 이면에는 서울현충원에 안장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참배할지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전 현충원의 경우 전직 대통령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2006년 서거한 최규하 전 대통령만 안장돼 있어 이러한 문제를 일단 피해갈 수 있다.

이 후보는 9일 언론 인터뷰에서 "정체성을 포기하고 갑자기 이승만 참배를 하면 오히려 휘청하는 것"이라며 참배에 부정적이라는 의견을 분명하게 피력하긴 했으나, 첫 후보 일정부터 이념논쟁에 휩싸이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러한 행보는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다음 날 서울현충원을 찾아 김대중(DJ) 전 대통령 묘역과 함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때에도 서울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으나, 이때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은 찾지 않았다.

2007년 여당 후보였던 정동영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도 선출 직후 첫 행보로 동대문 평화시장을 찾은 직후 서울현충원으로 향한 바 있다.

이재명 첫 일정 대전현충원…전직 대통령 참배 문제 피해갈듯
한편 이 후보는 대전현충원 참배 후 질병관리청으로 이동해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살필 예정이다.

후보 측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응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판단해 첫 민생 행보 일정으로 결정했다"며 "이후로도 당과 논의해 민생 경제를 살피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후보는 오는 18일과 20일로 예정된 국회 국정감사에 경기지사 자격으로 출석할지를 두고 고심 중이다.

야당 의원들이 대장동 의혹을 비롯해 형수 욕설 등을 추궁하며 사실상 '대선후보 청문회'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일단 국감 대비에 나설지 아니면 지사직을 내려놓고 대선 행보에 주력할지 주목된다.

이 지사는 이날 당선 직후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지사직 사퇴 시점과 관련, "당의 입장도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당과 구체적으로 상의해보겠다"며 "도민에 대한 책임과 집권 여당의 책임에 대해 잘 판단해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